10%대 '직장의 신' 웃고 20%대 '최고다 이순신' 울고...왜?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5-09 10:04 | 최종수정 2013-05-12 11:38



"10%대에 웃고 20%대에 울고?"

재밌는 상황이다. 10%대 시청률엔 웃고, 20%대 시청률엔 울어야 하는 상황. KBS 월화극 '직장의 신'과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얘기다.

지난달 1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직장의 신'은 10%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대박'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쪽박'이라고 할 수도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린 이 드라마는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직장 상사 앞에서 할 말 다하는 미스김(김혜수) 캐릭터는 화제다. 겉으로 보이는 시청률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이런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직장의 신' 12회는 14.0%(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1회(13.6%)에 비해 0.4% 포인트 상승한 수치. 동시간대 1위인 MBC '구가의 서'(14.4%)와도 불과 0.4% 포인트 차이다. 10회때 1.9% 포인트, 11회때 1.8% 포인트 차이를 보이는 등 격차를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수목극 1위 자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첫 방송을 8.2%의 시청률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상승세다.

'직장의 신'의 편성이 확정되기 전, KBS 월화극 편성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전작이 워낙 부진해서 그보다는 무조건 높은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 '직장의 신'의 전작인 '광고천재 이태백'은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하위에 머무는 등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다.

'직장의 신'으로선 전작의 부진을 만회한데다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몰이까지 하고 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고 있는 셈.

반면 '최고다 이순신'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3월 첫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후로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하지만 "기대 만큼의 인기는 아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작인 '내딸 서영이'가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국민 드라마'로서 워낙 높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 게다가 MBC '백년의 유산'에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까지 내준 상황이다. '최고다 이순신'이 부진하다기 보다는 '백년의 유산'의 인기가 많아서다. 방송 초반 예상치 못했던 '이순신 장군 폄하 논란'에 휩싸이는 등 홍역을 치렀던 '최고다 이순신' 측으로선 이래저래 골치가 아플 법도 한 상황.

최근 만난 '최고다 이순신'의 한 관계자는 "요즘 시청률이 안 나와서 애가 탄다"고 말했다. 언뜻 들으면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인 드라마의 관계자가 할 얘기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최고다 이순신'이 처한 미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가 가는 얘기다.

한편 '직장의 신'은 모든 것에 능통한 특A급 만능 파견사원(계약직)으로 당차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현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혜수, 오지호, 이희준 등이 출연한다. '최고다 이순신'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뜻하지 않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 엄마와 막내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아이유, 조정석, 이미숙, 손태영, 고두심 등이 주연을 맡았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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