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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지환이 또 다시 일어섰다. 강지환은 SBS 드라마 '돈의 화신'을 성공으로 이끌며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다시 한번 성공작을 올려놨다. 그것도 시청률 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작품으로 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연기 방식을 좋아하거든요. 한 인물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캐릭터 말이죠. 악한 사람이라고 계속 악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농담도 할 수 있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도 있죠. 이차돈 캐릭터에는 정통 멜로도 있고 코믹도 있고 액션도 있거든요. 전작들에서도 여러가지 연기를 해봤지만 이번 캐릭터는 이런 장르들이 집대성 돼 있은 캐릭터라 좋았어요."
물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어찌됐든 수위 조절을 계산해야하니까 그게 좀 어려웠죠. 코믹한 연기를 하다 갑자기 진지해지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잖아요."
물론 당시 자신을 둘러싼 환경도 녹록치는 않았다. 소속사 문제에 대해선 억울하고 답답했지만 배우는 연기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입장에서는 아무 문제 없고 당당했는데 어쨌든 기사가 나고 이슈가 되면 배우는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죠. 그런 부분을 노리고 상황을 만드는 것도 있고요." 그래서 힘든 상황을 정면 돌파하는 이차돈이 더 마음에 들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의 화신'은 초반 '백년의 유산'과 맞붙어 힘든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배우가 시청률 신경 안쓴다면 거짓말일껄요. 그런데 유인식 PD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난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 모두 막강한 드라마와 경쟁했지만 내보냈을 때 창피하게 찍지 않았다. 그러니 강배우도 시청률 신경 쓰지 마라. 열심히 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요. 그런데 그 말씀이 맞았어요. 이렇게 악플 안달리는 드라마를 처음 해봤거든요. 식당 아주머니들도 저를 '이차돈'이라고 부를 정도였어요."
온라인에서의 반응도 좋았다. "보통 다른 작품을 할 때는 팬카페나 시청자 게시판을 주로 봤어요. 괜히 악플 보면 기분이 다운되잖아요. 더 열심히 해야하는데….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할 때는 기사 댓글을 보면서 피로를 풀었던 것 같아요. 너무 좋은 말들이 많아서 피로가 풀릴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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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은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힘들었던 연기로 전기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꼽았다. "솔직히 전기 고문을 받아본 적이 없잖아요.(웃음) 영화에서도 '람보'나 '테이큰'에서 본게 전부거든요. 몸에 힘을 주고 경련을 하고 감정도 살리면서 대사를 해야하니까 힘들더라고요. 여러 장면을 잡아야 하니까 촬영도 오래걸리고 거기다 새벽까지 촬영이 계속돼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거든요. 촬영 후에 빈혈도 있고 담도 걸리고 다리에는 쥐도 나고 그랬어요."
그것 이외에도 힘든 촬영은 많았다. "그동안 드라마를 하면서 힘들긴 했지만 집에 못들어간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못들어간 적이 많았어요. 제 분량도 많은데다 검사라서 대사량도 많았죠. 48시간을 못자고 촬영을 계속하다보면 머리가 멍해져요. 그런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보면 컨디션 관리가 힘들죠. 첫 방송에서 제 얼굴상태랑 마지막회 얼굴 상태랑 다르다니까요.(웃음)"
하지만 강지환은 잠시도 쉴 생각은 없다. "계속 해야죠. 쉬고 싶지 않아요. 여러 모습이 함께 담긴 역할을 해봤으니 다음에는 한 분야를 깊게 파보고 싶어요. 드라마를 바로 하면 시청자들이 이차돈과 혼동할 수도 있으니 영화 쪽으로 보고 있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