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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은 사극과의 악연을 갖고 있다. 지난해 초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때문에 빛을 못 본 비운의 작품들이 여럿 있는데, 유선의 출연작 SBS '부탁해요 캡틴'도 그 중 하나다. 뭔가 억울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 그러나 유선은 '사극으로 대박이 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내내 궁금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명장 이병훈 PD에게서 러브콜이 왔다. 사극과의 악연을 인연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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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날이 풀리고 내복을 벗나 싶더니 드라마도 종영을 맞았다. 8개월의 대장정이었지만 에너지를 많이 얻은 덕인지 유선은 벌써부터 차기작을 욕심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열망도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여배우에 대한 현실적 제약을 느끼게 되는 현실이 아쉽다고 했다. 남성 위주의 작품이 주를 이룬 탓이다. "남자배우는 연기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갈 수도 있고, 뒤늦게 전성기를 맞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여배우는 그 외의 또다른 매력을 갖지 않고서는 최고에 오르기 쉽지 않더라고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드문 상황에선 더 그렇죠."
남을 이해시킬 수 있고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역할을 만나고 싶다는 유선은 연기의 재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 연기가 매 순간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이 있어요.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죠. 많은 사람들이 공들여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 맛 때문에 빨리 다시 연기를 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요즘엔 시사회 무대인사 하는 배우들이 부럽더라고요. (웃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