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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너희들 어디로 갈래?'
따라서 'K팝스타'를 재미있게 지켜봤던 시청자들은 이제 악동뮤지션이 과연 3대 기획사 중 어디서 데뷔 음반을 발표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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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악동뮤지션과 만난 기획사는 YG. 톱 18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캐스팅 오디션 파이널에 앞서 악동뮤지션은 YG의 특별트레이닝을 통해 자작곡 '못나니'를 선보였다. 하지만 앞서 발표했던 자작곡 무대들과 달리 이날은 심사위원들의 혹평을 받아야 했다.
결국 YG 양현석은 "'못나니'가 얼마나 좋은 곡인데 내가 망쳐놨다"며 다시 한번 자신의 기획사로 캐스팅 했다.
다음주에 이어진 경연에서 악동뮤지션은 지드래곤의 '원 오브 어 카인드'를 불렀지만 SM 보아, JYP 박진영으로부터 "둘의 호흡이 계속 엇나갔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가사가 더 악동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들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2주간에 걸친 YG의 트레이닝 과정이 악동뮤지션과는 완벽 궁합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악동뮤지션은 톱 4 무대를 앞두고는 SM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리고 무대에서는 자작곡이 아닌 십센치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를 선보였다.
하지만 박진영과 양현석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진영은 "뭔가 자기만의 걸 꺼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양현석은 "악동뮤지션은 기존 가요계에 없는 가수들이다. 다른 사람의 곡을 부를 때보단 자신들의 노래를 부를 때 가장 빛나는 친구들이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YG-SM에서의 트레이닝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과 달리 JYP에서의 트레이닝 결과는 대만족 이었다.
'K팝스타2'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였던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JYP의 트레이닝을 겪은 악동뮤지션은 9번째 자작곡인 '외국인의 고백'을 들고 나왔다. 귀여운 의상과 안무를 비롯해 악동뮤지션의 특기인 센스있는 가사가 어우러지며 심사위원들까지 어깨춤을 출 정도로 흥겨운 무대가 연출됐다.
결국 악동뮤지션은 최고점을 받으며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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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2'에서 보여준 악동뮤지션과 3대 기획사와의 궁합은 시차가 있는 만큼 어느 기획사가 더 잘 어울린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늦게 트레이닝을 시켰을 수록 그동안의 경연을 통해 악동뮤지션의 개성을 더 많이 파악했던 만큼 훨씬 유리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요 관계자들은 악동뮤지션이 과연 어느 기획사에서 데뷔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할까? 이에 본지는 10명의 관계자에게 긴급 설문을 진행해 봤다.
그 결과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3대 기획사 중 어디가 좋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는데 10명 중 무려 4명이 "악동뮤지션은 SM, YG, JYP 모두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답을 한 것.
산타뮤직의 고기호 이사는 "악동뮤지션은 색다른 뮤지션인만큼 그 색을 살려주는게 좋다. 하지만 확실한 컬러를 갖고 있는 3대 기획사는 악동뮤지션을 기존 트렌드 쪽으로 바꿀 것 같아 걱정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서현주 이사는 "악동뮤지션은 버스커버스커처럼 1인 기획사 형태를 해서 자기 색을 유지할 수 있는게 좋을 듯하다. 색을 입히려고 하면 오히려 망가질 듯하다"고 밝혔다.
코어콘텐츠의 홍세현 이사는 "3대 기획사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과 지금까지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악동뮤지션의 음악적 색이 맞지 않는 거 같다"고 말했다.
결국 악동뮤지션은 그 나름의 개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대형 기획사의 트레이닝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설문 응답자 중 3대 기획사 내에서 답을 한 이들(6명)은 100% YG행을 꼽았다. 이번 결과는 YG가 이미 지난해 'K팝스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하이를 최고의 여자 솔로 가수로 만든 경력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스타제국의 강세종 이사는 "JYP는 박진영의 컬러가 부각되고, SM은 워낙 아이돌 느낌이 강한 회사라 어쿠스틱을 하는 악동뮤지션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며 "반면 YG는 트렌드를 관통하고 있는 회사인 동시에 양현석 프로듀서가 악동뮤지션에게 주전공인 힙합을 강요할 만큼 음악적으로 무모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DSP미디어의 최성필 이사는 "YG 특유의 개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악동뮤지션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YG행에 한표를 던졌다.
네티즌들의 평가도 전문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진행중인 '내가 악동뮤지션이라면 어느 기획사로?'란 설문 결과 4만여명의 응답자 중 무려 72%가 양현석의 YG행에 클릭을 했다. 이어 박진영의 JYP(12%), 보아의 SM(10%)이 뒤를 이었다.
한편 악동뮤지션은 지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느 소속사로 갈지)지금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이랑 상의도 해야 되고"라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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