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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캐스팅에 관해선 강우석 사단이라 불릴 정도로 회전율이 높지 않음을 보여주지만, 한국 상업영화의 발전에는 지독히도 회전율이 높게 만든 감독 강우석. 물론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이들에게는 이 말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명백히 그가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 놓은 한국영화계의 모습은 분명 많은 발전을 이룬 상태다.
다만 이야기를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있으니, 이번에 털어놓은 말은 소수의 사람이라도 이해를 할 수 있게 한다. 충무로 공공의 적으로 표현된 것에는 그가 하나하나 친절히 오해를 풀어주지 못하는 부분이야 있겠지만, 표현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노력을 폄하하지 못하기에 이해를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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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힐링캠프>를 통해서 그가 말한 이 내용은 오로지 자신의 기준. 그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영화의 기준에서만 바라보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 짧은 말이 단편적으로 전해지지 못하는 것은 오해를 살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비쳐 안타까웠다.
강우석 감독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영화와 만들지 못하는 영화에 관해선 명확하게 인식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애써서 남의 것을 만들지 않고, 그저 자신의 것만 만들고, 그 자신이 못 만드는 것이라면 투자를 해서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다 표현되지 않았지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에게 있어 영화 제작은 늘 호황기는 아니었다. 남들이 바라보기엔 엄청난 필모그래피에 크게 부를 누렸던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로 번 돈은 영화에 써야 한다고 버는 족족 모두 영화에 투자해 결국은 매번 자신도 헉헉대기만 하는 모습은 대중과 영화관계자들이 모르는 면이기도 했다.
한참 잘나가던 시절 유능한 감독 10여 명을 모아 투자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게다가 망해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투자 형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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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직원이 추천하는 투자의 대상이 유명감독이고 확실하다고 하니 실행시킨 투자는 곧 실패를 낳았을 것이고, 자신의 영화에 누가 누구 좀 봐달라고 하면 신경 쓰여서 참여시키는 것들이 결국 실패를 낳게 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우석 감독에게 몰리는 시선 중 오해를 제거하고 보면 그가 영화계에 투자한 자금과 열정이 보이게 된다. 만약 그것들이 없었다면 지금 한국영화가 이 정도까지 클 수 있었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해가 쌓이든 뭐든 투자하고 실패하고 권태기가 오더라도 지금까지 그가 제작하고 배급해 온 영화는 고스란히 한국 영화 발전에 일조한 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그의 영화감독 인생 중에 성공하는 것에만 투자하는 인생이었다면 지금 그는 대중과 영화계의 공공의 적이 되었을 것이지만, 그가 노력해 만들어 놓은 것이 있기에 여전히 영향력 있는 감독으로 존경을 받는 것일 게다. <힐링캠프>를 통해서 그가 보인 면은 유쾌함 속에 숨겨진 고뇌와 번민까지 조금은 알 수 있게 했다.<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