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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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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특수를 노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3D 액션 대작 '헨젤과 그레텔:마녀사냥꾼 3D' 등 '물 건너 온' 작품들도 대거 쓴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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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이전엔 소위 '뒷심'을 발휘하는 대기만성형 작품도 종종 등장했다면, 요즘엔 한 번 삐끗하면 그대로 사라지는 추세다. 이런 트렌드를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역시 SNS. CGV 측 관계자는 "2009년 이후로 달라졌다. 영화 주 타겟층은 25-35 관객이다. 25-35를 공략하지 못하면 10대층으로 관객층을 확대할 수 없다. 이들은 SNS에 민감하다. 그런데 SNS가 활성화되면서 감상평이 광범위하게,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1주차에 특히 빠르게 움직인다. 입소문에 따라서 관객들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즉 SNS를 통해 흥행이 결정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더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관객 호불호가 분명해졌다는 것도 한몫 했다. 한 홍보사 관계자는 "예전엔 초반 마케팅과 언론 리뷰 등에 관객이 움직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엔 그렇지 않다. 작품 수가 늘어났고, 아직은 소수지만 다양성 영화들도 주목받고 있다. 관객 각자의 취향이 분명해졌고, 수준이 높아졌다. 외부 의견보다는 자신의 느낌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포털사이트 평점이나 언론 평가가 좋았다고 해도 막상 코드에 맞지 않아 외면당한 작품들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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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의 2주차'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코드'를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CGV 측 관계자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인기를 봐도 그렇지만 패밀리 코드가 유행이다. '7번방의 선물'은 그 코드에 적중한 작품이다. 그 시기의 코드를 어떻게 읽어내는 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스토리가 갖춰져야 하는 건 기본이다. 관계자는 "이전엔 내용 없이 그저 웃기기만 한 작품도 흥행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그렇지 않다. 똑같은 조폭 영화라도 과거 흥행했던 '가문의 영광'의 정준호, 김정은 캐릭터가 웃겨서 인기를 끌었다면, 황정민의 '어이 브라더'나 하정우의 '살아있네'가 유행어가 된 건 그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 그런 차이다. 액션 영화도 무작정 총격전과 추격전만 나오면 인기를 얻는 게 아니라 '베를린'처럼 레이어가 촘촘한 작품들이 성공한다. 호불호가 갈리고 논쟁의 여지가 있더라도 구성이 탄탄하고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영화들이 사랑받는다. 막장 코드나, 스토리 없이 재미에만 집중한 작품들은 더이상 관객에게 어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