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9일 인기 MC 김용만이 불법도박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일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용만은 5년전부터 '사설 스포츠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베팅해 온 혐의를 받았고, 이에 대해 김용만은 대부분 사실을 인정했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김용만이 혐의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 |
김용만이 사설 스포츠도박에 빠진 시점인 2008년은 공교롭게도 그의 슬럼프시점과 일치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김용만은 이경규와 함께 '일밤'을 책임지며 승승장구했다. 일밤에서 내놓았던 건강보감, 브레인서바이벌, 대단한 도전, 경제야 놀자 등은 김용만이 있기에 가능했던 히트프로그램이었다.
![]() |
![]() |
지난 번 토크쇼 '힐링캠프'에 출연해서도 김용만은, 당시 느꼈던 고충을 털어놓았었다. 리얼버라이어티에 적응하지 못해 슬럼프를 겪었고, 심지어 유재석-강호동이 미웠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심정을 밝혔다. 물론 지금은 당시 느꼈던 슬럼프나 강박증에서 벗어났으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닌 자신의 전공분야인 토크쇼와 인포테인먼트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청률에 연연하거나 인기MC가 되기보단 편안함을 줄 수 있는 MC로 승부하겠다는 태도의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 |
문제는 2008년부터 시작된 도박을 끊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MC로서 자신의 강점과 위치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제자리를 찾은 듯 편안해 보였지만, 정작 슬럼프 당시 손대기 시작한 불법 도박의 늪에서는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한 셈이다. 책임지고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느낀 부담감, 스트레스를 도박으로 풀려했던 판단 착오를 깨닫지 못한 건 참으로 안타깝다.
김용만은 연예계의 사건사고를 다뤘던 연예정보 프로그램 '섹션TV연예통신'의 메인MC로 10년이 넘게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스스로도 섹션의 안주인로 롱런했음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섹션TV연예통신을 진행하며, 동료 연예인 강병규-신정환 등이 불법도박혐의로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용만은 도박을 끊지 못했다. 어쩌면 섹션TV가 MC 김용만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을 외면했던 셈이다. 이제는 김용만 자신의 불미스런 도박혐의와 검찰조사, 연예계 퇴출이란 소식을, 자신이 가장 아꼈던 프로그램에서 보도될 것이란 사실을, 수모를 겪어야 한다는 게, MC김용만을 좋아했던 대중을 더욱 안타깝고 씁쓸하게 만든다.<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