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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타는 향이 10여 분 안팎 남은 상황에 9개의 신비한 향을 찾지 못하면 2012년 선우의 운명도 더는 바꿀 수 없게 되는 불행만이 남게 된다. 지독히 불행한 가족사에 자신도 시한부란 것만큼 불행한 것도 없다. 아버지는 친구였다는 최진철에게 죽음을 당했고, 어머니는 그 때문에 정신을 놓았으며, 형은 집을 나선 이후 선우 앞에 주검으로 나타난다. 거기에 선우는 시한부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는 가족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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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으로 돌아가 찾을 수 있는 시간은 10분도 안 되는 시간. 언제 타 없어져 실패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시청자는 주인공 선우와 같은 마음이 된다. 그런데 맙소사! 찾아간 숙박업소 방에는 다른 사람이 있고, 다급한 상황에서도 열어주지 않아 문을 부수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일단 쳐들어가지만, 방에 있던 여성 남친의 강한 방해로 찾은 향을 가지고 돌아오지 못할 일촉즉발의 상황이 된다.
1초도 아쉬운 상황에 방해라니! '이런 젠장, 말년에 방해라니~!(푸른거탑 버전)' 문을 부수고 들어온 선우에 대한 방어 차원이라도 이건 너무 심하다. 향이 공중으로 튀어 올라 잡지 못할 상황에 안타까움 갖지만, 다행히도 정말 다행히도 선우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 다시 판타지의 문이 열리는 순간 시청자는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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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감독의 만들어 낸 이 엄청난 긴박감의 연출력은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박선우 역 이진욱이 20년 전으로 돌아가 자신과 통화를 하며 보여준 평상시 버릇까지도 세세하게 신경 쓴 연출력은 이 드라마를 더욱 세세하고 긴장감 있게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방송이 펑크 나기 전 간신히 돌아와 펑크를 모면한 그 시간도 긴장감이었다. 선우는 불행한 자신의 현재를 얼마나 잘 바꾸어 나갈지, 이를 보는 이들은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향이 타는 그 시간 안에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어 나간다는 것. 자칫하면 자신의 인생이든 남의 인생이든 엉망이 될 수 있는 것을 얼마나 지혜롭게 바꿀지 기대를 하게 한다.
<나인>의 특별한 재미 하나는 <인현왕후의 남자>보다 더욱 촉박한 시간 안에서의 운명을 바꾸는 판타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일 게다.<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