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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편성표를 대수술했다. 봄개편이 단행되는 18일부터 일부 프로그램들이 시간대를 이동하고 여러 신상 프로그램들이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인다.
이로써 MBC의 평일 오후 시간대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띠 편성'이 중복적으로 이뤄졌다. 오후 7시 15분에는 일일극 '오자룡이 간다'가 방송되고, 곧이어 8시 '뉴스데스크', 8시 50분 '구암 허준', 9시 25분 '컬투의 베란다쇼'가 방송되는 식이다. 각 프로그램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나의 띠를 이뤄 편성표에 자리잡았다.
'구암 허준'은 경쟁사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한 오후 9시대를 살려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편성됐다. 교양이나 예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정 시청층이 탄탄한 드라마로 시청률 상승을 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간대에 경쟁 방송사의 교양 프로그램들이 10% 안팎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MBC의 9시대 일일극이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과 잘 맞아떨어질지 의문을 남긴다. 더구나 7시대 일일극에 이어 9시대 일일극, 곧이어 10시대 미니시리즈까지 불과 3~4시간 사이에 드라마가 3편이나 집중돼 있어 시청자들에게 과도한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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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투의 베란다쇼'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신설된다. 설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돼 호평 받았던 '남자가 혼자 살 때'가 이름만 바꿔서 정규편성됐다. 독신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 혼자 살 때'는 금요일 오후 11시 15분에 편성돼 SBS '땡큐'와 맞붙는다.
'나 혼자 살 때'에 자리를 내준 '코미디에 빠지다'는 일요일 오후 11시 50분으로 밀려났다. MB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인 개그맨을 선발하는 등 코미디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률 취약 시간대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