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돌 맞대결 세상, 누가 연기력을 들먹이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02-18 15:03 | 최종수정 2013-03-05 09:26


사실 예전에는 아이돌 그룹 멤버의 드라마 진출을 안좋게 보는 시선이 많았다. 연기력이 갖춰져 있지도 않으면서 인기만으로 드라마 입성에 성공했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시선이 사라졌다. 아이돌들이 어색하지 않은 연기력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전처럼 단숨에 주연급으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조연으로 시작해 천천히 단계를 밟으며 올라가는 모습도 바람직하다는 평이다.

시크릿 VS 달샤벳

KBS2 월화극 '광고천재 이태백'에는 걸그룹 멤버 두명이 출연중이다. 한명은 시크릿의 한선화이고 또 다른 한명은 달샤벳의 아영이다. 한선화는 이태백의 누이동생 이소란 역으로, 아영은 광고대행사 지라시의 멤버 공선혜 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캐릭터로 인기가 높다. 이소란은 배우가 꿈인 내레이터 모델로 왈가닥이다. 하지만 지라시에서 마진가(고창석)의 아들 마이찬을 보고 첫 눈에 반해 러브라인까지 만들어낼 전망이다. 공선혜는 웹서핑과 포토샵의 달인으로 지라시에서 디자인 경리 비서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헐'이나 '?o미'같은 단어를 달고 사는 신세대지만 시크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들은 극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극의 잔재미를 주는 요소로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끌며 연기대결을 펼치고 있다.

비스트 VS 엠블랙

KBS2 수목극 '아이리스2'에서는 비스트와 엠블랙이 맞붙었다. 비스트의 윤두준과 엠블랙의 이준이 모두 국가안전국(NSS)의 요원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윤두준은 이미 지수연과 동기인 NSS요원 서현우 역으로 등장해 이다해와 호흡 뿐만 아니라 액션 연기까지 제대로 선보였다. 특히 앞으로 지수연을 놓고 정유건(장혁)과 연적 관계에 놓일 예정이라 그의 내면 연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이준은 앞으로 '폼생폼사' 다혈질 요원 윤시혁으로 등장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같은 NSS요원이지만 캐릭터는 극명한 대비를 이뤄 비교해서 보는 재재미까지 줄 것으로 보인다.

카라 VS 시크릿

18일 첫 방송하는 KBS2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에서는 카라의 한승연과 시크릿의 송지은의 연기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은 각각 전미선과 도지원의 아역으로 등장한다. 비록 3주 정도 출연하는 분량이지만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중견 배우들의 아역이라 이들의 부담은 더욱 크다.


한승연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도 숙빈 최씨 역할로 이미 캐스팅된 상태라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워밍업을 할 전망이다. 또 송지은은 이미 '일말의 순정' 전작인 '패밀리'에서 스토커 학생으로 출연해 이미 가능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일말의 순정'에는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인피니트 성규, 엠블랙 지오가 출연해 연기돌 시트콤이 될 전망이다.

이들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SBS월화극 '야왕'의 유노윤호, 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정은지, MBC 수목극 '7급 공무원'의 황찬성, MBC 주말극 '아들 녀석들'의 리지,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의 이정신과 설현, '최고다 이순신'의 아이유 등 많은 아이돌들이 최근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전보다 '연기돌'을 보는 시선이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연기가 부족하면 금새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는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업그레이드되는 '연기돌'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 중 어떤 '연기돌'이 10년 후, 20년 후에도 사랑받는 배우가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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