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 사건, 눈여겨 봐야할 점 3가지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03-03 15:50 | 최종수정 2013-03-04 08:49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박시후가 1일 서울 서부경찰서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시후는 지난 15일 후배 연기자 K씨의 소개로 술자리를 가진 연예인 지망생 A씨(22)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시후는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나누었을 뿐 위력 행사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K씨 또한 강제추행 혐의로 박시후와 같은 날 피소됐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01/

배우 박시후의 성폭행 피소 사건 조사가 길어지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박시후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 사이의 주장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며 진실게임 양상이 됐다. 이 가운데 문자 메시지 등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공개되며 이번 사건을 더욱 미궁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무혐의 가능할까

대중들의 관심사는 역시 박시후가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최근 A씨와 그의 친구 B씨가 주고 받은 인스턴트 메신저 대화가 공개되며 일단은 박시후 측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 서부서가 확보한 A씨와 친구 B씨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B씨는 A씨에게 "10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라"는 의미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B씨에게 "경찰에 최대한 피해자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연기력을 발휘하겠다"는 답을 하기도 했다. 이 내용은 A씨가 당일 밤 일을 과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이전 박시후의 후배 K씨와 A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역시 박시후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A씨가 K씨에게 부축을 받고 들어갔다는 CCTV 내용은 아직 명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은 정황 증거일 뿐이다. 한 법률 전문가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CCTV가 설치돼 있거나 약물 사용 흔적 또는 여성의 체내에서 명백한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한 성폭행을 '했다' '하지 않았다'는 확증은 없다. 그 장소에 있었던 박시후와 A씨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 다른 대답만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전문가는 "무혐의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사건 조사는 길어질 것이고 조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공인' 박시후 입장에서는 불리하다"며 "이미 문제가 커졌기 때문에 A씨의 입장도 유리하지만은 않다. 보도가 되기 전이라면 조용히 물밑에서 합의를 시도했겠지만 공론화된 상황에서는 박시후 쪽에서 혐의 없음을 끝까지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귀띔했다.

피해액 예상 이상일 듯

이미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박시후 측이 입은 피해는 금전적으로 환산해도 엄청나다. 우선 박시후는 지난 1월말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만료된 후 2월 초 어머니와 친동생 박모씨와 함께 1인 기획사 후팩토리를 설립해 법인 등록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 후팩토리는 박시후의 활발한 활동을 전제하고 만들어진 회사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휘청할 수밖에 없다.


박시후는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한류스타다.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후 박시후는 일본에서 총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 계약과 현지 소속사 계약이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하지만 이 계약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 것. 또 아시아 지역 팬미팅 등 한류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박시후가 1인 기획사를 차리게 된 계기도 이 사업들을 염두에 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액인 것으로 알려져 피해액은 상당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물론 한국에서 계약했거나 예정이던 광고 역시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박시후의 최근작 '청담동 앨리스' 역시 해외 판매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에 이로 인한 이미지 등 무형의 피해도 클 전망이다. 자숙기간 동안 작품 활동까지 중단할 것을 예상하면 피해액은 상상 이상의 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차 피해자 나오지 않아야

연예계는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2차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연예계를 보는 시선이 또 한번 '냉기'로 바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올해 들어 각종 법적 분쟁이 연예계를 휩싸며 연예계를 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번 사건까지 터지며 연예계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만연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이번 사건에 관계자 뿐만 아니라 관계 없는 이들까지 벌써부터 피해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K씨와 A씨는 물론 B씨에 대한 신상털기에 돌입한 상태다.

게다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급속도로 돌고있는 증권가 정보지 같은 '찌라시'도 위험수준이다. 거의 매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카더라' 정보가 SNS나 메신저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 '카더라' 정보가 대부분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이 '카더라' 정보에 등장한 한 인물은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화가 와 요새는 전화기를 꺼놓고 지낸다. 나도 그 '찌라시'를 봤지만 정말 황당무계하더라"라며 "그럴듯하게 적어놓으니 사람들이 '혹'하는 것 같다.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왜 이런 피해를 봐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은 최근 박시후의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조사 내용을 보고 박시후 및 A씨 등에 대한 재소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사건에 연관되지 않은 2차 피해자까지 생기지는 말아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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