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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후의 성폭행 피소 사건 조사가 길어지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박시후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 사이의 주장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며 진실게임 양상이 됐다. 이 가운데 문자 메시지 등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공개되며 이번 사건을 더욱 미궁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이전 박시후의 후배 K씨와 A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역시 박시후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A씨가 K씨에게 부축을 받고 들어갔다는 CCTV 내용은 아직 명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은 정황 증거일 뿐이다. 한 법률 전문가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CCTV가 설치돼 있거나 약물 사용 흔적 또는 여성의 체내에서 명백한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한 성폭행을 '했다' '하지 않았다'는 확증은 없다. 그 장소에 있었던 박시후와 A씨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 다른 대답만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피해액 예상 이상일 듯
이미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박시후 측이 입은 피해는 금전적으로 환산해도 엄청나다. 우선 박시후는 지난 1월말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만료된 후 2월 초 어머니와 친동생 박모씨와 함께 1인 기획사 후팩토리를 설립해 법인 등록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 후팩토리는 박시후의 활발한 활동을 전제하고 만들어진 회사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휘청할 수밖에 없다.
박시후는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한류스타다.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후 박시후는 일본에서 총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 계약과 현지 소속사 계약이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하지만 이 계약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 것. 또 아시아 지역 팬미팅 등 한류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박시후가 1인 기획사를 차리게 된 계기도 이 사업들을 염두에 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액인 것으로 알려져 피해액은 상당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물론 한국에서 계약했거나 예정이던 광고 역시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박시후의 최근작 '청담동 앨리스' 역시 해외 판매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에 이로 인한 이미지 등 무형의 피해도 클 전망이다. 자숙기간 동안 작품 활동까지 중단할 것을 예상하면 피해액은 상상 이상의 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차 피해자 나오지 않아야
연예계는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2차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연예계를 보는 시선이 또 한번 '냉기'로 바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올해 들어 각종 법적 분쟁이 연예계를 휩싸며 연예계를 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번 사건까지 터지며 연예계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만연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이번 사건에 관계자 뿐만 아니라 관계 없는 이들까지 벌써부터 피해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K씨와 A씨는 물론 B씨에 대한 신상털기에 돌입한 상태다.
게다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급속도로 돌고있는 증권가 정보지 같은 '찌라시'도 위험수준이다. 거의 매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카더라' 정보가 SNS나 메신저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 '카더라' 정보가 대부분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이 '카더라' 정보에 등장한 한 인물은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화가 와 요새는 전화기를 꺼놓고 지낸다. 나도 그 '찌라시'를 봤지만 정말 황당무계하더라"라며 "그럴듯하게 적어놓으니 사람들이 '혹'하는 것 같다.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왜 이런 피해를 봐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은 최근 박시후의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조사 내용을 보고 박시후 및 A씨 등에 대한 재소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사건에 연관되지 않은 2차 피해자까지 생기지는 말아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