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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짜기 옵서예', '아르센 루팡', '그날들' 등 다양한 소재의 창작뮤지컬 눈길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3-03-03 15:03


◇CJ E&M, 뮤지컬해븐의 '살짜기 옵서예'. 사진제공=CJ E&M

◇모리스 르블랑의 캐릭터를 창작뮤지컬로 살려낸 '아르센 루팡'. 사진제공=PMC프러덕션

다양한 색깔의 창작뮤지컬들이 잇달아 개막해 주목을 끌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대규모 물량 공세 속에서 우리만의 감성과 톡톡튀는 아이디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CJ E&M-뮤지컬해븐의 '살짜기 옵서예'와 PMC프러덕션의 '아르센 루팡',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이다엔터테인먼트 공동 제작의 '그날들'이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다.

지난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살짜기 옵서예'는 국내 창작뮤지컬의 효시인 극단 예그린의 원작(1966년)을 3D 맵핑과 홀로그램, 제주의 풍광을 형상화한 영상 등을 가미해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했다. CJ토월극장 개관을 기념해 우리 뮤지컬 역사를 복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47년 전 고(故) 최창권 선생이 만든 음악적 구성과 형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데 놀랍다. 최근 제작된 어떤 창작뮤지컬보다 완성도가 높고 뮤지컬 문법에 충실하다. 애랑과 배비장은 현대적인 멜로디를, 감초 역의 방자는 타령 조의 노래를 배치해 각각의 캐릭터를 살렸다. 특히 역대 창작 뮤지컬에 삽입된 음악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히트한 아리아로 평가받는 '살짜기 옵서예'는 드라마를 응축하며 오랫동안 귓전에 맴돈다. '당신 생각에 부풀은 이 가슴~/ 살짜기, 살짜기, 살짜기 옵서예~'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1966년 초연 당시 주인공 애랑 역을 맡았던 전설의 가수 패티김이 불렀으며, 이번 무대에서는 김선영이 감미롭게 소화하고 있다.

고전 설화 '배비장전'에 토대를 둔 '살짜기 옵서예'는 제주에 부임한 목사를 따라온 배비장과 제주 기생 애랑의 러브스토리를 코믹하게 그린다. 애랑 역의 김선영, 배비장 역의 홍광호 최재웅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방자를 맡은 감초 연기의 달인 임기홍의 '원맨쇼'는 쉴새 없이 폭소탄을 유발한다. 31일까지.

지난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지난달 초연 무대를 시작한 '아르센 루팡'도 눈길을 끈다. 1905년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탄생시킨 매혹적인 캐릭터인 루팡은 영국 작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과 쌍벽을 이루는 추리문학의 스타이다. 2010년 초연된 창작뮤지컬 '셜록 홈즈'에 이어 '괴도 루팡'도 뮤지컬로 제작돼 유럽에서 태어난 두 캐릭터가 한국 창작뮤지컬계에서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뛰어난 변신술과 마술사 같은 능력으로 졸부와 권력자들의 집만을 털어 가난한 사람에게 전리품을 나눠주는 '현대판 홍길동'의 루팡의 활약상이 통쾌하게 펼쳐진다. 경찰의 추격조차 즐기는 유쾌하고 정열적인 로맨티스트이지만 이면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회의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부각시켰다. 주인공 루팡 역에 김다현과 양준모가 나서고, 잔인한 살인마 레오나르도 역에는 연기파 서범석과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발탁된 신예 박영수가 호연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로 만들기에 굉장히 좋은 소재다. 이국적인 화려한 무대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초연 무대라 그런지 스토리와 음악이 정리가 덜 된 게 아쉽다. 5월5일까지.

오는 4월 대학로뮤지컬센터에서 개막하는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으로 만들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아왔다. 창작 뮤지컬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연출가 장유정이 '김종욱 찾기'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 준비가 한창인 청와대를 배경으로, 대통령의 딸과 수행 경호원의 사라진 행방을 뒤쫓는 경호부장 정학 앞에 1992년, 사라졌던 경호원 동기인 '무영'과 '그녀'의 흔적들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형식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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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정학' 역에 유준상과 오만석, 강태을이 나선다. 정학의 경호원 동기 '무영' 역에는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의 지창욱과 최재웅이 캐스팅됐고, '그녀' 역은 관록의 배우 방진의와 6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김정화가 맡는다.

장유정 연출과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해온 장소영 음악감독이 편곡을 책임지고, 무대 디자인은 박동우, 안무는 정도영.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김광석의 감성적인 음악이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낼지가 포인트다. 4월 4일 개막.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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