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국인 작가 정의신의 '푸른배 이야기', 3월 8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3-02-18 16:51



국립극단이 '야키니쿠 드래곤'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으로 유명한 재일한국인 3세 작가겸 연출가 정의신의 '푸른배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3월 8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

일본작가 야마모토 슈고로의 소설 '아오베카 모노가타리'에서 모티브를 얻어 무대화했다. 소설 속에서 백만 평의 넓은 갯벌을 가진 소박한 어촌마을에는 현재 도쿄 디즈니랜드가 들어서 있다. 정의신은 이에 착안해 인천시 남촌도림동을 '푸른배 이야기'의 모델로 삼았다. 소래길, 남동로, 호구포가 맞닿는 남촌도림동은 송도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현대 도시로 변한 곳이다.

30년 전, 이 가난한 어촌마을에서 3년 동안 머물렀던 작가가 다시 이곳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랜만에 찾아간 마을은 달라져 있었다. 매춘금지법으로 뚝방집은 망했고 양식집은 여관으로 변했으며 강변에 있던 수풀이나 황무지 터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나'는 예전에 자신이 살았던 집터를 찾아보지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 사람들은 죽거나 타지로 떠났고 남아있는 이들도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자의든 타의든 삶터를 잃어버리고 내 삶을 증명해줄 사람조차 없는 상황에서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건 기억뿐이다. 그는 기억을 더듬어 당시 마을 사람들의 삶을 옴니버스 형태로 이야기한다.

이곳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삶을 비관하지도 않는다. 순간순간 본능적으로 생활할 뿐이다. 하지만 작가는 저질스럽고 교활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소박하고 순수함을 주목한다. 더럽고 누추한 옷이 벌어진 틈으로 보이는 그들의 육체는 건강하다. 그것은 본능에 충실한 순진함이요, 삶에 가장 가까이에 밀착된 생활력이다. 작가는 그들의 삶을 인간이 가진 자연 그대로의 꾸밈없는 본성과 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확대한다.

서상원 박수영 김문식 김정영 송태영 김민선 등 출연. 1688-5966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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