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디션 프로그램' 최고 수혜자 허각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하루하루가 무섭다!"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02-13 08:35 | 최종수정 2013-02-14 08:20


허각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출신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일반인에서 연예인으로 살아가야 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야 했다. 허각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봤더니 "행복하지만 매일매일 불안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모든 것이 어색하다!"

첫 번째 정규 앨범 '리틀 자이언트(Little Giant)'를 발표한 허각에게 소감을 묻자 '어색함'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나왔다. 그만큼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기존에 허각이 불렀던 노래들과는 확 달라졌다.

슬픈 감성의 발라드를 맛깔스럽게 불렀던 허각이 상큼 발랄한 미디움 템포의 발라드 '1440'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앨범을 갖고 돌아왔다. 허각은 "노래도 노래지만 의상이 무척 컬러풀하고 댄디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내가 볼때는 마치 중국 부동산 부자 같은 느낌이랄까?"라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저었다.


첫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 가수 허각.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율동' 소화하는 몸뚱아리가 가장 걱정

그렇다면 왜 이런 모험을 택한 것일까?

허각은 "내심 전형적인 발라드를 타이틀곡으로 하길 기대했지만 소속사 대표가 '1440'을 타이틀곡으로 하자고 주장했다"며 "처음에는 망설여졌으나 발라드만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해 동의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단지 노래의 템포만 빨라진게 아니다. 그동안 주로 가만히 서서 눈을 감은 채 노래를 불렀지만 이번에는 백댄서들과 함께 안무도 소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벌써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허둥 댄스'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여기에 노래를 부르는 내내 댄서들과 눈도 마주치고 깜찍한 표정도 보여줘야 한다.

허각은 "창법도 기존과 달리 기분 좋아서 부르는 스타일로 바꿨다. 무엇보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율동'을 소화해야 하는 내 몸뚱아리가 걱정이다"라며 웃었다.


'1440'은 허각의 '헬로우(Hello)'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 등으로 호흡을 맞췄던 최규성 작곡가의 작품으로 하루 종일 1분에 한번씩 너만을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서 발표했던 허각의 노래들이 듣기 위주였다면 '1440'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수 허각.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정은지를 두고 서인국과 라이벌?

이번 앨범에는 '1440'을 포함해 총 9곡의 신곡이 수록됐다. 특히 '허각표 발라드' 뿐만 아니라 어쿠스틱 발라드, 재즈, 소프트 록 등 리얼 악기 사용을 최대한 살려서 지금까지 불러보지 않은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허각은 네번째 트랙에 실린 정은지와의 듀엣곡 '헤어질걸 알기에'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에이핑크의 리드보컬인 정은지와 줄곧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싶었다. 각자 연습을 하고 녹음실에서 만나 녹음을 했는데 정은지가 너무 잘불러 오히려 정은지 앨범에 내가 피처링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허각은 지난해 소속사 대표의 결혼식장에서 정은지와 듀엣곡을 부른 적이 있다. 이때 부른 노래가 '우리 사랑 이대로'였는데 나중에 음원이 출시된 것을 보니 자신을 대신해 서인국이 불러 깜짝 놀랐단다.

허각은 "정은지가 서인국 씨하고만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 않는냐"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이번 앨범을 통해 허각은 저작권 협회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범이, 남이 작곡가와 함께 프로듀싱한 신곡 '사랑하고 싶어서'에서 직접 노랫말을 쓰며 작사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것.

이밖에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래퍼 미료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간단한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가수 허각.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허각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허각은 지난 2010년 Mnet의 오디션프로그램인 '슈퍼스타K2'에서 존박을 꺾고 우승을 하며 말 그대로 벼락 스타가 됐다. 특히 어려운 가정 환경 탓에 한국의 폴 포츠라는 별명도 갖게 됐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행복할까?

허각은 "아직도 오디션에 참가하기 전의 삶이 생각난다. 그러면서 하루하루가 무섭다"며 "성격이 원래 긍정적인데도 내일 아침이라도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든다"고 말한다.

이어 "너무너무 행복하지만 동시에 힘들다. 행복하니까 버티면서 사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일반인에서 갑자기 연예인의 삶을 살아야 하다보니 정식 데뷔 이후 크고작은 일들을 많이 겪었다. 특히 지난해 SNS에 남긴 글이 기사화 되고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며 당황케 했다.

허각은 "그동안은 스스로 연예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미숙한 면이 많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연예인이라 생각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더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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