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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사용설명서'는 '로코 사용설명서'?"
영화는 극 중 '남자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의 비디오 테이프의 내용을 따라간다. 이 비디오는 이성에게 호감을 얻는 법을 담은 연애 지침서다.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던 이시영이 이 비디오를 보면서 한류스타 이승재(오정세)의 마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닥터 스왈스키(박영규)가 등장하는 비디오 속 세상과 이시영-오정세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현실 세상은 극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독특한 소재지만 억지스럽지 않다. 1990년대를 연상시키는 화면 연출도 촌스럽기보다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 전반적으로 B급 코미디의 정서가 깔려 있기 때문. 이 B급 코미디가 과하지 않고 적절한 수위를 유지한다는 것 역시 눈에 띄는 점이다.
배우들의 캐릭터도 살아있다. 이시영은 '국민 흔녀' 최보나 역을 적절히 소화했다. 흔하디 흔한 한 여자에서 톱스타의 멋진 여자친구가 되는 과정을 어색하지 않게 표현해냈다.
한류스타 역을 맡은 오정세 역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고의 한류스타 역에 오정세가 캐스팅된 것에 대해 일반 관객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을 터. 평소 오정세가 멋있는 캐릭터보다는 개성있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오정세의 '코미디 본능'은 돋보인다.
이원석 감독은 "남자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정세가 원빈이나 현빈과는 조금 다르지 않냐"라며 "코미디 영화인데 오정세가 한류스타 역을 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어딘가 허술해 보이면서도 남성적인 매력을 지닌 이승재 캐릭터와 오정세는 잘 맞아떨어진다.
'남자사용설명서'가 로맨틱코미디로서 돋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관객들에게 공감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점이다. 영화는 연애하는 남자와 여자의 마음을 절묘하게 짚어낸다. "그래, 맞아 맞아"란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인 관객과 여성 관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밸런타인데이인 오는 14일 개봉 예정.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