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가 묻어나는 연극 3편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2-11-29 13:21


고전의 향기와 함께 하는 겨울은 따뜻하다.

불멸의 명작을 원작으로 연극 3편이 개막한다. 명동예술극장의 '한꺼번에 두 주인을'과 헤밍웨이 원작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리고 빅톨 위고 원작인 '레미제라블'이 그것이다. 고전의 깊이를 음미하며 연말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한꺼번에 두 주인을'.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한꺼번에 두 주인을'

배꼽을 잡으며 뒹굴만한, 품격 높은 서양 정통 코미디다. 두 명의 주인을 모시는 하인 트루팔디노의 크고 작은 실수 속에서 쉴 새 없이 폭소가 터진다.

이탈리아 코메디 델아르테의 전통을 잇는 근대희극의 개척자 카를로 골도니(1701~1793)의 원작을 리 홀이 현대적으로 각색했고,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출가 오경택이 진두지휘를 맡았다.

죽은 줄 알았던 옛 약혼자 페데리고가 살아 돌아오면서 연인 실비오와의 결혼이 어려워진 클라리스. 하지만 페데리고는 사실 구혼자 플로린도를 찾기 위해 베니스로 온 변장한 여동생 베아트리체였다. 한편 베아트리체의 하인 트루팔디노는 마침 하인을 찾고 있던 플로린도를 함께 모시기로 한다. 트루팔디노가 두 주인을 섬기게 되면서 일은 점점 꼬여가게 되는데….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들 또한 기대를 모은다. 트루팔디노 역에는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백원길이 캐스팅됐다.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속사포 같은 대사와 웃음을 자아내는 몸짓으로 욕심 많은 실수투성이 하인을 개성 있게 표현할 예정이다. 관록의 유연수가 구두쇠 판탈룬 역으로,실비오 역에 오용이 나선다. 12월 1일~30일 명동예술극장 1644-2003


◇'레미제라블' 사진제공=드림인터내셔널
'레미제라블'

뮤지컬로 유명한 '레미제라블'을 연극으로 만난다. 출연 인원만 60명이 넘으며 무대의 세트전환도 20회가 넘는, 뮤지컬 못지않은 대작이다. 지난해 호평받았던 '50대 연기자 그룹'의 작품으로 12월 19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리바이벌된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된 대사와 역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연출. 중간 중간 흘러나오는 한이 담이 노래들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세트와 의상, 이 모든 것에 힘을 실어주는 조명 등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3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매회 매진과 기립박수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빵 한 조각을 훔쳐 감방살이를 하게 된 장발장의 스토리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진정한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그려낸 위고의 걸작을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재현한다. 올해 공연은 러닝타임을 2시간 30분으로 줄여 구성이 한층 촘촘해졌다. 연출 박장렬, 예술감독 윤여성. (02) 929-8679


◇'킬리만자로의 눈' 사진제공=극단 앙상블
'킬리만자로의 눈'

헤밍웨이의 단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명작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12월 5일부터 30일까지 홍대앞 산울림 소극장. 보기 흉한 독수리, 산꼭대기의 흰 눈 등 탁월한 상징 속에서 작가인 헤밍웨이의 자의식을 잘 묘사하고 있다.

킬리만자로에 여행온 해리와 그의 아내 헬렌. 그는 사냥 도중, 사진을 찍다가 가시에 무릎을 찔리게 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제때 약도 바르지 않은 채 2주일을 보낸 해리. 그러나 그의 다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썩어 들어가게 된다. 죽음을 예감한 그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 가며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되는데…. 마지막 순간, 죽음에 직면한 해리는 그의 이상향이라 할 수 있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향해 날아가며,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속에 묻혀 있는 표범과 자신의 운명을 동일시한다. 연기파 최광일과 조정민이 출연해 에너지 넘치는 비장한 무대를 선사한다. 연출 김진만.

다양한 시청각적 이미지를 도입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02)3676-3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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