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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KBS의 새 예능 파일럿 4부작 '인간의 조건'이 베일을 벗었다. 때아니게 출연자 허경환이 신수지와 열애설이 터져나오며 프로그램 컨셉트가 노출되는 '진기한' 경험을 한 '인간의 조건'은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메인PD인 서수민 PD가 프로듀서를 맡고 신미진 PD가 연출하며 '개콘'의 간판 개그맨들이 대거 투입됐다.
그의 말처럼 '인간의 조건'은 박성호, 김준호, 정태호, 김준현, 허경환, 양상국 등 6명의 개그맨이 함께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 인터넷, TV 없는 일주일을 사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컨셉트의 예능이다. 휴대폰이 없으니 약속이 더없이 중요하게 됐고 디지털 기기가 없어 서로 대화가 늘 수 밖에 없는 모습이 그대로 등장할 예정. 김준호는 "일주일 동안 일찍 일어나고 운동을 하는 등 내가 아날로그적이 되더라. 시트콤 속에 다큐와 버라이어티가 모두 뒤섞여있는 모습이다"라고 전했고 서PD는 "촬영하는 동안 걱정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멤버들이 나와 연락이 안되는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휴대폰이 없어서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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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양상국은 "우리끼리 유대관계가 생겼다. 불편하기 보다는 오히려 즐겁게 촬영했다. 시트콤적인 모습이 잘 표현됐으면 정규편성도 될 것 같다"고 편성을 낙관했다. 정태호는 "개그맨 여섯명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을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멤버만 안바뀌면 10년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맏형 격인 박성호는 "이 방송을 통해 여섯명의 진정성을 봤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성실하게 하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개그맨 김준현은 "힐링의 의미도 있다. 진정성 있게 촬영해서 공감을 느끼게 한다면 오래 갈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수지와 열애설로 곤욕을 치렀던 허경환은 "나는 가만히 있는데 밖에서만 난리가 나 기분이 묘했다. 휴대폰이 있었으면 곤란했을 것 같다. 오히려 없어서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말하며 "'인간의 조건'은 예능과 다큐가 섞여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PD는 "이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와 병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참여하고 싶은 개그맨들이 많다. 두 프로그램 모두 잘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만약 정규편성이 된다면 '개콘'의 인재풀을 적극 활용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은 오는 24일부터 시작하는 파일럿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판단을 받을 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