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인간의 조건' 새 예능 장르 지평열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11-19 15:18 | 최종수정 2012-11-20 08:44


'인간의 조건' 양상국 박성호 김준호 김준현 허경환 정태호.(왼쪽부터) 사진제공=KBS

그동안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KBS의 새 예능 파일럿 4부작 '인간의 조건'이 베일을 벗었다. 때아니게 출연자 허경환이 신수지와 열애설이 터져나오며 프로그램 컨셉트가 노출되는 '진기한' 경험을 한 '인간의 조건'은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메인PD인 서수민 PD가 프로듀서를 맡고 신미진 PD가 연출하며 '개콘'의 간판 개그맨들이 대거 투입됐다.

'애니팡'때문에 기획된 예능?

19일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인간의 조건' 기자간담회에는 서PD와 신PD, 출연자인 박성호 김준호 정태호 김준현 허경환 양상국이 참석했다. 신PD는 이 자리에서 "'애니팡' 게임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언제 어디서고 게임을 하는 나를 발견하고 '애니팡'이 나를 조절하는 느낌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렇더라. 그래서 휴대폰 등 문명의 이기가 우리에게서 빼앗아 간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인간의 조건'은 박성호, 김준호, 정태호, 김준현, 허경환, 양상국 등 6명의 개그맨이 함께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 인터넷, TV 없는 일주일을 사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컨셉트의 예능이다. 휴대폰이 없으니 약속이 더없이 중요하게 됐고 디지털 기기가 없어 서로 대화가 늘 수 밖에 없는 모습이 그대로 등장할 예정. 김준호는 "일주일 동안 일찍 일어나고 운동을 하는 등 내가 아날로그적이 되더라. 시트콤 속에 다큐와 버라이어티가 모두 뒤섞여있는 모습이다"라고 전했고 서PD는 "촬영하는 동안 걱정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멤버들이 나와 연락이 안되는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휴대폰이 없어서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다.


연출자 신미진 PD(왼쪽)과 프로듀서 서수민 PD. 사진제공=KBS
정규 편성될 수 있을까?

신PD는 '개콘' 출신 개그맨 6명을 투입시킨 것에 대해 "'개콘' 출연자 중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람들을 모았다. 이들이 프로그램 컨셉트를 잘 표현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출연자 양상국은 "우리끼리 유대관계가 생겼다. 불편하기 보다는 오히려 즐겁게 촬영했다. 시트콤적인 모습이 잘 표현됐으면 정규편성도 될 것 같다"고 편성을 낙관했다. 정태호는 "개그맨 여섯명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을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멤버만 안바뀌면 10년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맏형 격인 박성호는 "이 방송을 통해 여섯명의 진정성을 봤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성실하게 하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개그맨 김준현은 "힐링의 의미도 있다. 진정성 있게 촬영해서 공감을 느끼게 한다면 오래 갈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수지와 열애설로 곤욕을 치렀던 허경환은 "나는 가만히 있는데 밖에서만 난리가 나 기분이 묘했다. 휴대폰이 있었으면 곤란했을 것 같다. 오히려 없어서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말하며 "'인간의 조건'은 예능과 다큐가 섞여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PD는 "이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와 병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참여하고 싶은 개그맨들이 많다. 두 프로그램 모두 잘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만약 정규편성이 된다면 '개콘'의 인재풀을 적극 활용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은 오는 24일부터 시작하는 파일럿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판단을 받을 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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