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내양' 김정연 "남모르는 아픔 이제 떨쳐내야죠"

강일홍 기자

기사입력 2012-11-14 13:51



가수 김정연(42)은 KBS 1TV '6시 내 고향'의 간판 스타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코너 '시골 길 따라 인생 길 따라'를 2년6개월째 진행하며 '국민 안내양'이란 트레이드 마크가 붙었다. 그녀가 부른 '고향버스'는 '6시 내고향'의 OST가 된지 오래다.

'6시 내고향'에서 그녀의 애칭은 빵빵이다. 시골버스 국민안내양으로 활동하며 어르신들에게 싹싹하고 애교 넘치는 모습으로 다가가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시청률도 매주 두 자리수를 기록한다. 그래서 그녀는 KBS의 3대 효자프로그램(6시 내고향/가요무대/전국노래자랑)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한 일등공신중 한명이 됐다.

늘 발랄한 미소와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 그녀에게도 아픔은 있다. 최근 한 방송 다큐프로그램이 그녀의 인생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김살 없이 살았을 법한 그녀에게 어떤 아픔이 숨어있을까?


그녀는 대학시절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금 트로트 가수로 변신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방송인으로서도 어느정도 자신의 입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그녀는 친정 부모님을 뵌 지가 3년이 넘었다. 아버지는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복막투석중이고, 어머니는 대장암 수술을 받아 건강상태가 최악이다. 그럼에도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그녀에게 찾아온 시련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찾사' 활동을 접고 10년 넘게 라디오 진행자겸 리포터 겸 작가로 활동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사업가 남편은 불행하게도 자신을 만난지 얼마 안돼 잇달아 실패를 거듭 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새로 시작한 음식점 사업은 조류독감으로 빚더미에 올랐고, 재기를 꿈꾸며 경기도 김포에 차린 라이브카페 역시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당연한 수순대로 잇단 실패 이후 주변사람들과 힘들어졌고, 이런 경제적 어려움이 결국 친정 부모님 조차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친정 부모님이 딸의 결혼을 반대했던 것도 또 하나의 단절의 이유다.


보란 듯이 가수로 성공해 남편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가 인사드리고 싶지만 당장은 쉽지가 않다. 남편은 김종원씨는 현재 공연 이벤트사업과 방송제작을 병행하고 있다. 그녀가 트로트 가수로 탈바꿈하는데는 직접 매니저를 자처한 남편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성인가수로 변신해 첫 음반을 낸지 4년째에 접어들었지만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노래 공부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차례씩 트로트 레슨을 받는다. "가수가 노래 지도를 받는다는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시도 연습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금방 표가 납니다."

그녀는 최근 출시한 트로트 메들리 음반이 좋은 반응을 내면서 방송과 가수활동에도 부쩍 바빠졌다. 김정연은 "매주 전국 방방곡곡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정작 몸이 불편하신 제 부모님을 못보고 살았다"면서 "하루빨리 부모님과의 관계가 회복돼 끌어안고 포옹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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