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로코' 전멸, '로코의 시대'는 갔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11-13 13:57


사진제공=SSD / TIMO E&M

안방극장에 로맨틱 코미디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현재 지상파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중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승승장구해오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이제 시청자들의 눈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지상파를 타고 있는 드라마 중 코믹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드라마는 KBS2 월화극 '울랄라 부부'와 SBS '내사랑 나비부인'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는 생활 코미디에 가깝다. 동시간대는 사극인 MBC '마의'와 드라마 제작을 다룬 정통극 SBS '드라마의 제왕'이 있다. 수목극은 정통 멜로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와 MBC '보고싶다' 그리고 사극 SBS '대풍수'가 점령한 상태. 주말극 역시 KBS2 '내딸 서영이' MBC '메이퀸' 'SBS '다섯손가락' 등 정통극 일색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명맥은 '울랄라 부부'의 전작인 '해운대 연인들'에서 끊어졌다. 그것도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려 앞으로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 몰락을 예고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가시화된 드라마 라인업 중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장르는 '비밀남녀전' 뿐이다. 하지만 주원과 최강희가 주연을 맡은 '비밀남녀전'도 영화 '7급 공무원'을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로맨틱 코미디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제공=SBS
이처럼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는 역시 수익과 사회 분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들어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성공한 경우는 SBS '신사의 품격'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다. 기대를 모았던 '빅' '아이두 아이두' '해운대 연인들' 등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때문에 제작사나 방송사에서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꺼려하고 있는 상태. 예전에는 PPL이라도 확실히 진행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간접광고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많아 쉽게 노출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니 한 방송사 드라마 국장은 아예 제작사들에게 "돈안되는 로맨틱 코미디 기획안은 들고 오지도 마라"는 엄포를 내려놓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팍팍한 현실에서 '뜬 구름 잡는'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현실감 없고 가볍기만한 로맨틱 코미디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 드라마들이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것보다 감정이 격한 멜로, 사극 등 전통적인 장르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고 전했다. 어찌됐든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은숙 작가나 홍정은 홍미란 작가 등 로맨틱 코미디에 강점이 있는, 검증된 작가들이 신작을 내놓지 않는한 로맨틱 코미디의 부진 현상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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