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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나비박사 석주명의 삶을 그린 뮤지컬 '부활 더 골든데이즈'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2-11-06 10:31 | 최종수정 2012-11-06 10:30


◇뮤지컬 '부활 더 골든데이즈'의 김경민 배슬기 임호(왼쪽부터). 사진제공=극단 현대극장

[공연 리뷰] 뮤지컬 '부활 더 골든데이즈'

무대 가득 나비들이 춤을 춘다. 알록달록 각양각색의 나비들이 화면을 날아다닌다. 그 순간, 무대는 예쁜 꽃밭이 되고, 희망이 살아나고, 꿈이 피어난다.

나비박사로 유명한 석주명(1908~1950)의 삶을 그린 뮤지컬 '부활 더 골든데이즈'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해 초연에 이은 두번째 무대. 스토리라인을 정리하고, 출연진을 바꿔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석주명은 일제 강점기 암울한 상황에서 한반도의 나비지도를 완성하려고 애쓴 학자이다.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의 삶이 무대에서 감동적으로 재현된다. 제자이자 조교인 '지민'과의 사랑이라는 설정을 가미했고, 여기에 지민을 짝사랑하는 또다른 인물 '영철'을 배치해 드라마적 긴장도를 높였다.

작품의 초점은 석주명이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에 맞춰져있다. 생명에 대한 사랑, 인류를 위한 과학 등 당시로서는 굉장히 선구적인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석주명은 지니고 있었다. 극중 백두산 채집장면에서 석주명이 깜빡 잠이 들어 미래세계로 가게 되는 것도 이런 맥락. 그러나 관객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앞서 간' 설정이라 약간의 어리둥절함은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하지만 결말로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집중도가 살아났다.

석주명 역의 박완, 지민 역의 배슬기 등의 열연도 돋보인다. 분리된 대형 LED 패널을 움직여 다양한 영상을 만들어낸 것도 눈에 띈다. 나비들이 춤추는 화사한 장면은 보기에 좋았다.

인류 보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위해 살았던 석주명 박사의 삶은 국경을 넘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업그레이드 과정을 더 거친다면, 글로벌한 작품의 탄생도 가능

하지 않을까.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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