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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뤠~?"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모은 개그맨 김준현은 10개가 넘는 CF를 꿰찼다. 김병만은 세계 오지를 다니며 탐험중이고 유세윤은 지상파와 케이블을 오가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쯤되면 개그맨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올만 하다. 하지만 이같은 장담은 섣부르다는 지적이 많다. 인기있는 스타들 뒤에는 아직도 개그맨 일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 개그맨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인기를 얻었던 개그맨 A씨는 개가수 열풍에 기대 지난 해 뮤지션 한명과 그룹을 결성하고 두개의 음원을 내놨다. 이 음원들은 코믹하면서도 사회상을 반영한 가사, 그리고 높은 음악성으로 인해 전문가들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기 개그맨들이 너도나도 SNS를 통해 응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개그맨들이 음원만으로 성공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 다시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개그맨들의 부업, 이젠 당연한 듯
한때 SBS '웃찾사'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 B씨의 경우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쓰는 대신 프랜차이즈 피자 사업의 지분을 받는 형식으로 부업을 시작했지만 사업이 빛을 보지 못해 결국 제대로된 정산조차 받지 못했다. 유명 연예인들의 이름을 쓰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성공이 쉽지 않는 시장에서 B씨의 경우는 실패 확률이 더 높았다. B씨는 현재 각종 행사를 뛰며 개그 프로그램 출연을 타진하고 있다.
그나마 이처럼 개그 프로그램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 개그맨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아직도 개그 프로그램 언저리를 맴돌며 아이디어 회의만 거듭하는 개그맨들이 부지기수다.
배우는 대표작으로, 가수는 히트곡으로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개그맨은 대표 코너가 있더라고 인기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다. 게다가 늘 인기 코너를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원 히트 원더(1 Hit Wonder)'로 끝날 공산이 크다. MC로 분야를 옮기는 것도 이때문이다. 우리가 개그맨들에게 더 신경써야하는 것도 우리가 좋아하는 코너를 더 오래 볼 수 있기 위해서인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