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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송중기를 만났다.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하나다.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로 인기몰이 중인 그가 영화 '늑대소년'으로 스크린에도 얼굴을 비춘다. 송중기를 만난 날, 그는 "어제 1시간 정도 잤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6회를 찍고 들어갔는데 이번주에 생방이 시작됐다. 이제 진짜 드라마 찍는 것 같다"며 웃었다. 송중기는 솔직하고 거침이 없었다. 대신 순수한 소년 같은 밉지 않은 매력이 느껴졌다.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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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뭔가 올라가는 느낌이 있잖아요. 전 배우로서 올라가고 싶지는 않아요. 개런티가 됐든, 광고 출연료가 됐든, 인지도가 됐든 올라가면 그 다음엔 내려가는 길 밖에 없잖아요.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을 많이 봤고요. 그건 배우를 떠나 사람으로서도 겁나는 일이거든요. 저도 인기가 떨어질 때가 오겠지만, 올라가고 싶진 않아요."
그러면서 책에서 읽었던 문구를 언급했다. "인생의 피크는 만드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상에 오를 때 쯤엔 다른 봉우리를 찾아야 되고요. 전 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어요. 지금은 무조건 경험을 많이 하자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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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착한 남자'에서 미녀 배우 박시연, 문채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세 사람이 삼각 관계를 이루고, 송중기는 두 여자에게 사랑을 받는다. 송중기는 "좋아 죽겠다"며 웃었다.
"요즘 남자배우들 사이에서 제가 부럽단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시연 누나는 진짜 누나 같아요. 그리고 성격이 진짜 천사예요. 그리고 채원씨 같은 경우는 의외였어요. 굉장히 까칠할 줄 았는데 굉장히 털털해요. 사실 촬영하기 전엔 겁먹었거든요.(웃음) 왠지 도도할 것 같아서요."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절친' 이광수에 대해선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네요"라며 농담을 던진 뒤 "제 친구지만 너무 같이 하고 싶었어요. 현장에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다 얘기할 수 있어서 편하죠. 광수가 지금은 코믹한 캐릭터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연기를 보여줄 게 정말 많은 배우예요. 갖고 있는 진정성이 있거든요."
'늑대소년'의 파트너 박보영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동생이지만,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예전에 애니메이션 더빙을 같이 하기도 했고, 차태현 형이 중간에 있어서 자주 봤어요. 워낙 인성이 좋은 친구예요. 보영이는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인 것 같아요. 닮았다는 얘기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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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은 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인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외로운 소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영화. 송중기는 야생적 매력이 돋보이는 늑대소년으로 변신했다.
"이 영화를 선택하고 두려운 건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우리나라 영화에선 없었던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죠. 그런데 나중에 걱정이 되더라고요. 주변에서 그 영화를 왜 하려고 하냐는 의견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없어진 이유는 시나리오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 영화에서 송중기는 대사 몇 마디 없이 '으르렁'하는 소리로만 감정을 표현해내야 했다.
"대사가 없으니까 미치는 줄 알았어요. 진짜 불편하더라고요. 제가 불편한 게 느껴지니까 감독님한테 '오케이'를 받아도 찝찝했어요. 배우로서의 자괴감이 정말 장난이 나이었죠. 고민 끝에 보영이 대사를 일단 들어보자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것에 따라 움직이니까 편해졌고요. 간단한 건데 제가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그게 연기의 기본이야'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내가 내 것만 했구나' 생각했죠."
그는 "예전에 윤여정 선생님이 인터뷰 중에 '나는 인사 잘 못하는 애들은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람 됨됨이가 안 돼 있으면 어떻게 사람을 표현하겠냐'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카메라 밖이든 안이든 좋은 사람이라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버지한테 그렇게 배웠고, (차)태현이형, (조)인성이형한테 그렇게 배웠다. 어디서 건방지게 행동하면 형들한테 죽는다"며 웃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