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중기 "올라가면 내려올 수밖에...올라가고 싶진 않아"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10-18 12:38 | 최종수정 2012-10-28 11:05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의 송중기를 만났다. '늑대소년'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늑대소년(송중기)과 세상에 마음을 닫아버린 차가운 소녀(박보영)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작품. '꽃미남' 이미지에서 '늑대소년' 이란 괴물로 분한 송중기의 파격적인 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17/

'대세' 송중기를 만났다.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하나다.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로 인기몰이 중인 그가 영화 '늑대소년'으로 스크린에도 얼굴을 비춘다. 송중기를 만난 날, 그는 "어제 1시간 정도 잤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6회를 찍고 들어갔는데 이번주에 생방이 시작됐다. 이제 진짜 드라마 찍는 것 같다"며 웃었다. 송중기는 솔직하고 거침이 없었다. 대신 순수한 소년 같은 밉지 않은 매력이 느껴졌다.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의 송중기를 만났다. '늑대소년'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늑대소년(송중기)과 세상에 마음을 닫아버린 차가운 소녀(박보영)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작품. '꽃미남' 이미지에서 '늑대소년' 이란 괴물로 분한 송중기의 파격적인 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17/
"배우로서 올라가고 싶진 않아"

'착한 남자'와 '늑대소년'은 송중기의 연기 인생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듯하다. '잘생긴 꽃미남 배우'로만 인식되던 그가 연기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셈. 하지만 그는 "성장이란 단어보다는 넓어졌다는 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성장은 뭔가 올라가는 느낌이 있잖아요. 전 배우로서 올라가고 싶지는 않아요. 개런티가 됐든, 광고 출연료가 됐든, 인지도가 됐든 올라가면 그 다음엔 내려가는 길 밖에 없잖아요.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을 많이 봤고요. 그건 배우를 떠나 사람으로서도 겁나는 일이거든요. 저도 인기가 떨어질 때가 오겠지만, 올라가고 싶진 않아요."

그러면서 책에서 읽었던 문구를 언급했다. "인생의 피크는 만드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상에 오를 때 쯤엔 다른 봉우리를 찾아야 되고요. 전 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어요. 지금은 무조건 경험을 많이 하자는 생각이에요."

이어 해외 활동에 대해선 "'착한 남자'를 시작하기 전에 5개국 팬미팅을 하고 왔다. 내년에도 팬미팅이 잡혀있긴 하다"며 "하지만 나는 지극히 내수용 배우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국내에서 인정 받는 것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의 송중기를 만났다. '늑대소년'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늑대소년(송중기)과 세상에 마음을 닫아버린 차가운 소녀(박보영)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작품. '꽃미남' 이미지에서 '늑대소년' 이란 괴물로 분한 송중기의 파격적인 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17/
미녀 배우들과 호흡, "좋아 죽겠다"

송중기는 '착한 남자'에서 미녀 배우 박시연, 문채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세 사람이 삼각 관계를 이루고, 송중기는 두 여자에게 사랑을 받는다. 송중기는 "좋아 죽겠다"며 웃었다.


"요즘 남자배우들 사이에서 제가 부럽단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시연 누나는 진짜 누나 같아요. 그리고 성격이 진짜 천사예요. 그리고 채원씨 같은 경우는 의외였어요. 굉장히 까칠할 줄 았는데 굉장히 털털해요. 사실 촬영하기 전엔 겁먹었거든요.(웃음) 왠지 도도할 것 같아서요."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절친' 이광수에 대해선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네요"라며 농담을 던진 뒤 "제 친구지만 너무 같이 하고 싶었어요. 현장에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다 얘기할 수 있어서 편하죠. 광수가 지금은 코믹한 캐릭터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연기를 보여줄 게 정말 많은 배우예요. 갖고 있는 진정성이 있거든요."

'늑대소년'의 파트너 박보영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동생이지만,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예전에 애니메이션 더빙을 같이 하기도 했고, 차태현 형이 중간에 있어서 자주 봤어요. 워낙 인성이 좋은 친구예요. 보영이는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인 것 같아요. 닮았다는 얘기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의 송중기를 만났다. '늑대소년'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늑대소년(송중기)과 세상에 마음을 닫아버린 차가운 소녀(박보영)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작품. '꽃미남' 이미지에서 '늑대소년' 이란 괴물로 분한 송중기의 파격적인 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17/
"주변에서 그 영화 왜 하냐 의견도 있었지만…."

'늑대소년'은 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인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외로운 소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영화. 송중기는 야생적 매력이 돋보이는 늑대소년으로 변신했다.

"이 영화를 선택하고 두려운 건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우리나라 영화에선 없었던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죠. 그런데 나중에 걱정이 되더라고요. 주변에서 그 영화를 왜 하려고 하냐는 의견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없어진 이유는 시나리오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 영화에서 송중기는 대사 몇 마디 없이 '으르렁'하는 소리로만 감정을 표현해내야 했다.

"대사가 없으니까 미치는 줄 알았어요. 진짜 불편하더라고요. 제가 불편한 게 느껴지니까 감독님한테 '오케이'를 받아도 찝찝했어요. 배우로서의 자괴감이 정말 장난이 나이었죠. 고민 끝에 보영이 대사를 일단 들어보자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것에 따라 움직이니까 편해졌고요. 간단한 건데 제가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그게 연기의 기본이야'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내가 내 것만 했구나' 생각했죠."

그는 "예전에 윤여정 선생님이 인터뷰 중에 '나는 인사 잘 못하는 애들은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람 됨됨이가 안 돼 있으면 어떻게 사람을 표현하겠냐'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카메라 밖이든 안이든 좋은 사람이라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버지한테 그렇게 배웠고, (차)태현이형, (조)인성이형한테 그렇게 배웠다. 어디서 건방지게 행동하면 형들한테 죽는다"며 웃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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