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리스' 본두란 삼형제의 핏빛 무용담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2-10-24 10:02 | 최종수정 2012-10-24 10:26



1931년 미국은 금주령이 내려졌던 시대. 한적해 보이는 시골 마을 프랭클린 카운티에는 '불사조' 본두란 삼형제가 살고 있었다.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살아 돌아온 첫째 하워드(제이슨 클락), 마을을 뒤덮은 스페인 독감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실질적인 가장이자 리더가 된 둘째 포레스트(톰 하디), 그리고 형들에 비해 유약한 심성을 지녀서 강한 남자가 되고 싶지만 그게 어려운 막내 잭(샤이아 라보프)이 바로 그 전설의 삼형제. 밀주, 밀매 사업을 가업으로 하던 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고집으로 유명했는데, 프랭클린 카운티에 악랄한 특별 수사관 찰리 레이크스(가이 피어스)가 숨통을 죄어 오자 급기야 분노가 폭발해서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왜 부제가 '나쁜 영웅들'이라고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로우리스>는 이렇게 본두란 삼형제의 핏빛 무용담을 그리고 있다. 막내 잭이 남자로 거듭나게 되는 잠깐의 성장사라고도 볼 수 있을 듯. 뭔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서부극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강렬한 액션이나 당시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섬세한 고찰이 깃든 그런 에피소드들을 기대하고 보면 어째 좀 심심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러닝 타임이 별로 아깝지 않았던 건 멋진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잘 해준 샤이아 라보프, 잠깐 등장하지만 엄청난 아우라를 내뿜는 게리 올드만, 정말 얄미워서 치가 떨릴 것 같던 가이 피어스, <크로니클>에서 눈 여겨 봤던 (귀요미) 데인 드한까지. 배우들이 다 확실히 자기 몫을 하고 있어서 배우들 연기 보는 재미는 정말 쏠쏠했다. 특히 삼형제 중 원 톱 주연의 포스를 물씬 풍기던 톰 하디는 정말 압도적. <로우리스>에서 그는 정말 엄청난 화면 장악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째 정말 이제 이분 포스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느낌.

배우들의 열연에 비하면 영화 자체는 별 재미가 없어 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톰 하디의 포스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조심스레 추천. 강렬한 마초 카리스마를 내뿜다가도 은근히 정색한 얼굴로 귀여운 개그를 치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섬세한 감정선을 놓지 않는 톰 하디의 연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은근히 꽤 잔인하니 비위가 약하시면 보기 힘드실 수도(..)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http://jolacandy.blog.me)>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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