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진출 아이돌에게 필요한 것 세 가지는?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10-22 11:08 | 최종수정 2012-10-23 13:24



아이돌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남다른 끼에 출중한 외모, 팬들의 인기까지 등에 업은 아이돌이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올해 영화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아이돌들이 눈에 띈다.

미쓰에이의 수지가 시작을 알렸다. 지난 3월 개봉한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 됐다. 제국의 아이들의 김동준은 지난 11일 개봉한 '회사원'에 출연했고, JYJ의 김재중은 개봉 예정인 '자칼이 온다'에 출연한다. 2AM의 임슬옹은 '26년'을 통해, 유키스의 동호는 '돈 크라이 마미'를 통해 연기 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출연하는 데 그친다면 큰 의미가 없을 터. 아이돌들도 영화배우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

첫째는 이들이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이돌들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좋다, 나쁘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경우에 따라 자기 것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조차 잡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적어도 두 번, 세 번의 기회는 줘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성급하게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건 안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지의 경우를 보자. 지난해 초 방송된 KBS2 '드림하이'에 출연할 때만 해도 연기력 논란 때문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건축학개론'에선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 안정된 연기로 극 중 캐릭터를 소화해내 호평을 받았다. 아이돌들의 경우, 연기가 본업이 아닌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둘째는 아이돌 본인들의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 영화 관계자들은 "아이돌들이 인기를 얻기 위한 가욋일 정도로 연기를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고 입을 모았다. 연기자 못지않은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해야 한다는 것. '아이돌'로 분류되긴 힘들지만, 올해 '5백만불의 사나이'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박진영이 좋은 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박진영을 지켜봤던 관계자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굉장히 진지했다. 신인 배우처럼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늘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기를 '한번쯤 재미로 하는 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를 때 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셋째는 영화 속 든든한 조력자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아이돌이더라도 처음 해보는 연기를 혼자 잘해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촬영 중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적응하는 것이 한결 쉬워진다.


김동준에겐 소지섭이 그런 존재였다. 소지섭의 연기 조언을 적은 종이를 지갑 속에 고이 간직하고 다닐 정도였다. 그 결과 김동준은 극 중 캐릭터인 청부살인을 하는 어린 킬러 역을 비교적 잘 소화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지섭은 "어린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남자다운 면이 보였다. 조금만 더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김재중의 '자칼이 온다'는 오는 11월 15일, 임슬옹의 '26년'은 11월 29일, 동호의 '돈 크라이 마미'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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