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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조직원 vs 위장 경찰, 숨 막히는 '언더 커버'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2-10-22 18:21



지난 1분기에 열심히 챙겨 봤던 <스트로베리 나이트> 이후, 이미 방송이 끝난 <리치 맨 푸어 우먼>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이래저래 한 동안 일드를 잘 보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4분기에는 챙겨 볼 드라마들이 조금, 정확히 말하면 딱 두 작품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드라마, <더블 페이스>. TBS와 WOWWOW가 공동 제작하는 작품인 <더블 페이스>는 양조위, 유덕화 주연의 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 한 2부작 단편 드라마다. <무간도>에서의 양조위 캐릭터는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유덕화 캐릭터를 카가와 테루유키가 맡았다. 두 방송국에서 이렇게 한 작품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건 <더블 페이스>가 처음이라고.

기본적인 스토리는 영화 <무간도>와 같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범죄 조직에 잠입하라는 명을 받은 경찰 모리야 준(니시지마 히데토시)과 경찰에 잠입하라는 명을 받은 조직원 타카야마 료스케(카가와 테루유키)의 숙명적인 대결이라고 하면 될 듯. <더블 페이스>에서 좀 달라지는 건 1회인 '잠입 수사편'에서는 주인공 준과 조직에서 의형제로 지내던 동생 히로시(이토 아츠시)와의 우정이, 2회인 '위장 경찰편'에서는 타카야마와 유력 정치인의 딸 스에나가 반리(아오이 유우)와의 만남이 부가적으로 더 그려진다는 것 정도다.

이번에 방송된 '잠입 수사편'은 마약 거래를 하는 폭력 조직에 잠입한 형사 준의 시선을 위주로 흘러 가는 스토리. 수년 간의 언더 커버 활동으로 극도로 예민해지다 못해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준은 지금 자신이 경찰인지 야쿠자인지 혼란스러운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번 이게 마지막이겠거니,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정보를 추적했던 준에게 정말 다시 형사로 복직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오지만 경찰 내부에 잠입해 있던 폭력 조직의 스파이 타카야마 때문에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평소 좋아라 했던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새 작품이기도 하고, 예고편 등 풀리는 떡밥들도 살펴 보니 심상치 않은 듯 해서 기대는 꽤 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까 짜릿할 정도로 좋았다. 이건 뭐 방송국에서 한번 방송하고 말기엔 아까울 정도로 고퀄리티. <더블 페이스>는 잘 만들어서 반가운 느와르 드라마였다.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아서 이걸 TV 혹은 모니터에서만 본다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지경.

시종일관 묵직한 무게감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연출도 좋고, 많지는 않더라도 임팩트는 확실하게 담당하고 있던 액션 씬들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던 건 두 주연 배우의 열연이었다. 캐스팅 발표 때부터 이 드라마 연기력 배틀은 정말 볼 만 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야쿠자로 살아가는 경찰 준의 그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이란. 다른 잠입 수사 요원들처럼 나도 저렇게 당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과, 언제까지 이렇게 위험천만한 언더 커버 생활을 해야 하는지 답답해하고 초조해하는 모습과, 잠시라도 잠들면 악몽을 꾸는 깨질 것만 같은 예민함이 위태롭게 공존한다. 정말 이분 연기 참 잘한다는 말도 너무 당연해서 머쓱한 소리가 될 듯.

'잠입 수사편'이 너무 괜찮아서 곧 방송될 '위장 경찰편'에 대한 기대가 수직 상승하다 못해 지붕을 뚫을 기세다. 1편은 준의 시선대로 따라갔던지라 니시지마 히데토시 위주였지만, 2편은 타카야마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하니 이제 곧 카가와 테루유키의 멋진 모습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을 듯. 아마 둘이 본격적으로 붙게 될 테니 그 짱짱한 포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여담

0. 궁금해 죽을 것만 같은 다음 회 '위장 경찰편'은 다가오는 27일 방송 예정.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TBS에서도 다시 방송 예정이라고,

1. 사실 아직도 <무간도>를 보지 못했는데 <더블 페이스>를 보고 나니 이 영화가 엄청 끌린다. 올해가 가기 전 ASAP 꼭 감상하는 걸로.

2. 일드를 많이 본 건 아닌데 어째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그 중 임팩트 甲은 <히어로>의 귀요미 조사관님이 야쿠자 보스로 변신하신 것.

3. 그러고 보니 이토 아츠시와 니시지마 히데토시 이 두 분은 <팀 바티스타2 : 제너럴 루주의 개선> 이후로 또 한번 같은 작품을 ;ㅁ;

4. 서로 역할을 바꾸어서 니시지마상이 위장 경찰, 카가와상이 위장 조직원을 했었어도 기가 막히게 좋았을 듯. 생각만으로도 멋지다.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http://jolacandy.blog.me)>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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