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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왕따, 해결 방법은 없을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2-09-20 16:49 | 최종수정 2012-09-27 13:29


걸그룹 왕따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쥬얼리 활동 시절 왕따설에 휘말렸던 이지현. 사진제공=SBS


'걸그룹 왕따'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티아라 화영의 왕따 논란으로 시작된 걸그룹 왕따 논란이 연일 온라인을 강타했고, 지난 18일에는 쥬얼리 출신 이지현이 SBS '강심장'에 출연해 왕따설을 비롯한 각종 루머들에 대해 해명했다. 이처럼 걸그룹 왕따 논란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기획사에서도 왕따 방지 및 해결을 위해 나섰다.

걸그룹 왕따가 발생하는 이유도, 유형도 다양하지만 공통분모는 '질투'와 '의견 대립'이다. 잘 나가는 멤버에 대한 질투나, 서로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을 때 왕따가 생겨난다. 그래서 기획사 차원에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다. 멤버 전원을 모아놓고 회사 관계자 입회하에 이견을 조율하도록 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케케묵은 감정 싸움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멤버 수가 적을수록 왕따 발생률이 높아서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인원이 많으면 패가 갈리더라도 짝이 생기는데, 소수 그룹은 한 번 편이 생기면 외톨이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 낌새가 보일 때 다른 멤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집중 케어를 한다. '마니또(제비뽑기 등을 해서 지정된 사람의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것)'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싫더라도 서로 챙겨주게 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한다.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활 패턴이 달라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숙소 생활을 중단하기도 한다. 관계자는 "보이그룹은 육탄전을 벌이기도 하고, 술 한잔 기울이면서 얘기를 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빨리 화해를 한다. 그런데 걸그룹은 꿍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한 번 감정이 상하면 이를 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억지로 멤버들을 한 공간에 몰아넣으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스케줄이 끝난 뒤에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과 공간을 주면 감정 회복이 빠르다. 이 때문에 아예 숙소 생활을 시키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꼭 숙소 생활을 해야만 한다면, 최대한 집에 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대부분 걸그룹은 나이 어린 멤버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부모님을 만나 하소연을 하고 나면 기분전환이 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가를 자주 보내주되, 정해진 날이 아닌데 부모가 자주 회사나 연습실에 찾아오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부모님은 자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동요하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딸이 다른 사람에게서 싫은 말을 들었다거나,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회사나 다른 멤버들의 부모님에게 따지는 일이 종종 있다. 차라리 회사에 화풀이하면 괜찮은데, 다른 멤버들의 부모님에게 따지거나 아예 멤버들을 모아놓고 설교라도 하면 관계가 악화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나이 차이, 경력 차이가 크게 나는 멤버들로 팀을 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언니 팀과 동생 팀으로 나뉘면 어느 한 쪽에 집중하더라도 '언니니까', 혹은 '동생이니까'라는 인식이 생겨 양보를 하기 때문에 질투 문제를 많이 해결할 수 있다.

스케줄을 잡을 때에도 신경을 쓴다. 주력 멤버에게만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비주력 멤버도 섞어서 일정을 짜면 불만 제기 빈도가 줄어든다는 것. 한 관계자는 "주력 멤버에게만 스케줄이 몰리면 다른 멤버들이 이의제기를 한다. 그래서 주력 멤버와 다른 멤버를 섞어 방송에 출연시킨다. 이때에도 각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싫어하는 멤버에게 체육과 관련된 프로그램 출연을 강요한다거나, 말주변이 없이 조용한 멤버를 토크쇼에 출연시킨다거나 자신의 성향과 반대되는 일정을 주면 역효과가 난다. 멤버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항목을 고려해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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