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출연 예능 문제 많네 대안은 없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9-18 12:19 | 최종수정 2012-09-23 11:37


'짝'의 여자3호(오른쪽)은 염경환과 함께 성인채널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사진출처=스파이스TV

일반인 예능 전성시대다. 이제 연예인들의 신변 잡기 토크 만큼이나 일반인들의 이야기는 예능의 좋은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만 출연하는 토크쇼보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토크쇼의 시청률이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햇볕이 드는 곳이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일반인 예능이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는 경우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SBS '짝'의 여자 3호 사태는 일반인 예능의 전형적인 '검증 부재'를 보여줬다. 지난 8월 방송한 '짝'의 여자 3호는 요리사 외길 인생을 걸어온 것처럼 비춰졌다. 게다가 눈에 띄는 외모, 털털한 성격, 솔선수범하는 모습 등으로 남성들의 호응까지 얻었다. 하지만 쇼핑몰 모델 이력이 드러나 곧장 '홍보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까지는 시청자들도 '또 야?'라는 반응 정도였다. 문제가 되자 쇼핑몰은 여자 3호의 사진을 내렸지만 이튿날 다시 게재하며 '노이즈 마케팅'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사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과거 성인 케이블 채널에 출연한 사실까지 드러난 것. 뿐만 아니라 한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협찬 받고 홍보모델로까지 나선 것이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에게 여자 3호는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급기야 SBS는 여자 3호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처제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0일 방송분에서 박승화 씨는 "남편이 나보다 처제를 더 좋아한다"는 고민으로 출연했다. 박 씨의 남편은 두 아이를 키우느라 힘든 박 씨를 외면한 채 처제들과 심야영화를 보러 갔다. 또 남편이 처제에게 '뽀뽀해줘, 안아줘'라는 애교를 부리거나 백허그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스튜디오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시청자들은 각종 게시판을 통해 '소재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처제 남편 둘다 제정신이 아닌 듯' '소재가 너무 자극적이다' ''사랑과 전쟁'이 따로 없다'라며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앞서도 '음주운전 중독남' '못된 손 누나'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강남빠녀'로 출연한 성주란 씨. 사진캡처=tvN
tvN '화성인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1일 방송한 '화성인 바이러스'에 등장한 '강남빠녀' 성주란씨는 "강북은 냄새난다" "경멸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성 씨는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로 촬영에 임했다"고 주장해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그는 "'강남 스타일녀'였지만 촬영이 끝난 뒤에는 '강남빠녀'가 돼 있었다"며 "촬영 당일 펑크내면 제작비의 3배를 내놓으라고 했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제작비 3배 변상'을 언급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성씨의 주장처럼 터무니없는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반인 예능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연예인보다 좀 더 자극적인 소재를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연예인들보다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가 중요하다. 게다가 자체 검증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제작진을 탓할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 한 방송 관계자는 "경찰이나 국정원이 아닌 이상 모든 출연자의 신상을 하나부터 열까지 검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자극적인 입담에 의존하기 보다는 일반인을 활용한 색다른 포맷을 찾는 것 그리고 적어도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필요한 방책이다"라고 귀띔했다. 논란이 발생한다고 일반인 예능을 없애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좀 더 적극적인 검증 노력을 필요해보인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목소리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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