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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에선 인기 드라마의 시즌제 제작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현재 월화극 1위인 MBC '골든타임'도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시즌제 제작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18일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97' 또한 전편처럼 특정 시기를 배경으로 한 후속 시즌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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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건 역시 시청률이다. '드림하이2'와 '궁2'도 기대 속에 출범했지만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속편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전편을 뛰어넘는 콘텐츠 개발 없이 단순히 설정과 소재만 재탕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증명한 셈이 됐다. 한 해 수십편의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고 트렌드가 급변하는 안방극장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시청자들과 얼마만큼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는 시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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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가 아닌 진정한 시즌제 드라마를 위해선 제작진과 배우들의 의지도 중요하다. 그래야 전편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이어받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금2'의 경우 방송사보다 이영애의 출연 의지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케이블보다 파급력이 큰 지상파에서 또다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이미지 변신이 중요한 배우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제작진이 안정적으로 속편을 개발하고 제작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최근 안방극장에 선보인 장르드라마들의 성공 사례는 시즌제 제작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해외 드라마나 케이블 드라마에서 보듯 수사물이나 의학드라마처럼 장르적 성격이 확실한 작품들이 시즌제로 정착한 경우가 많았다. 탄탄한 캐릭터와 장르성을 구축한 '골든타임'과 SBS '유령', '싸인' 같은 드라마는 시즌제로 발전시킬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드라마 고유의 브랜드가 확실하다는 점, 그리고 서사형이 아닌 에피소드형 구성을 갖췄다는 점도 플러스요인이다. 이 드라마들의 시즌제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런 점에서 이제 막 베일을 벗은 '아이리스2'는 지상파의 시즌제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하나의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방송사들도 시즌제 드라마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아이리스2'를 기점으로 어떤 구체화된 결과물들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