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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쌍화별곡> 주인공 정선아, "올해부터 내년까지 쭉 공주로 살아요"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2-09-13 13:13 | 최종수정 2012-09-13 13:14


◇"지금까지 많은 변신을 시도해왔지만 이번 만큼 팬들의 반응이 궁금한 적도 없다"는 뮤지컬배우 정선아. <스포츠조선 DB>

"올해부터 내년까지 쭉 공주로 살아요. 언제 평민으로 전락할 지 모르지만…(웃음)"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신라의 요석공주로 변신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11일 개막한 뮤지컬 '쌍화별곡'(연출 이란영, 작곡 장소영)이 그 무대. 이 작품 이후 12월 개막하는 '아이다'에서도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로 변신한다. 동양과 서양의 공주 역을 잇달아 섭렵하는 셈이다.

요석 공주 역은 파격이라면 파격이다. 정선아는 서구적인 외모와 강한 캐릭터 덕분에 '아이다' '에비타' '아가씨와 건달들' '렌트' 등 라이선스 뮤지컬에서 보석처럼 빛이 났었다. 스스로 '빠다 냄새'가 그득한 배우였다. 이런 그녀가 신라 시대 전통의상을 입고 우아한 자태로 무대를 누비니 느낌이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캐스팅 발표 후 팬들 사이에서 "어, 이게 웬일? 어떻게 할 지 굉장히 궁금!"이라는 반응이 많았던 것도 이 맥락이다.

"창작뮤지컬, 특히 역사극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된 선입관이란 것을 깨달았어요. 동료배우들, 스태프와의 팀워크가 좋아서 그런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아, 이게 창작뮤지컬을 하는 맛이구나'라는 점을 알게 됐어요."

'쌍화별곡' 출연은 이란영 연출과의 인연도 작용했다. 10여년 전 대학시절, 학생과 무용강사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제의를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흔쾌히 OK 사인을 보냈다.◇


◇<쌍화별곡>의 정선아. <사진제공=(주)랑
'쌍화별곡'은 신라의 고승 원효와 의상의 이야기를 퓨전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안무가로 활약하다 연출가로 변신한 이란영 감독의 데뷔작. 진리를 깨우치기 위한 원효와 의상의 고뇌와 번민, 원효와 요석공주의 짧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골격을 이루고 있지만 종교 보다는 인간 중심적으로 풀어냈다. 원효와 의상도 당대 서라벌의 미남 인기스타라는 점이 부각된다.

"요석 역시 기존 공주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요. 평민들과 어울려 즐겁게 춤도 추고, 원효를 보고 첫 눈에 반한 뒤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적극적인 여성이지요."

요석공주 외에 의상대사를 사모하다 세상을 뜬 선묘낭자의 혼령 연기도 짧게 보여준다. 1인 2역. 하지만 음색과 연기톤을 바꿔 알아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단다.


데뷔 10년을 맞은 정선아는 이제 국내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다른 장르에 눈길을 주지 않고 오로지 뮤지컬 한 길만을 걸어온 결과. 하지만 새로운 10년을 시작한 정선아의 도전은 계속된다. "운좋게도 그간 해보고 싶은 역할을 다 한 것 같아요. 이제는 완전 코믹 연기나 악녀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중간은 재미없잖아요."

정선아를 비롯해 김다현 김호영 등이 열연 중인 '쌍화별곡'은 30일까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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