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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드라마 표절의혹, 왜 자꾸 나오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15:46 | 최종수정 2012-09-12 10:43


'다섯손가락' 사진제공=SBS

또 다시 표절의혹이다. 이번에는 한창 방송중인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이미 표절 의혹에 빠졌던 후속작 '청담동 앨리스'와 함께 같은 방송사 동시간대 두 드라마가 모두 표절 시비에 휩싸이는 진기록(?)이 나오게 됐다. 이외에도 최근 드라마들이 표절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섯손가락'의 표절 의혹은 네티즌에 의해 제기됐다. 소설 '살인광시곡'과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 급기야 '살인광시곡'의 김주연 작가가 나서서 드라마와 유사하다며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반면 SBS는 즉각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다섯손가락'의 강신효CP는 "표절의혹은 어불성설이며 다시 언급된다면 우리도 강경하게 표절이 아니라는 걸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강CP는 "드라마에서 피아니스트가 나오고, 화재장면이 나온다고 해서 이야기의 유사성을 논한다면 어떤 이야기든지 표절이 아닌 것은 없을 것"이라며 "블로그에 글이 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드라마와 책이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이 내용이 자꾸만 확대 재생산되고 있더라"고 언급했다.

강CP는 "첫 번째로 표절이라고 하면, SBS 드라마본부내 직간접적으로 관계있는 누군가 원작이라고 주장하는 책 '살인광시곡'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작품을 본적도 없거니와 SBS가 가지고 있지도 않다"며 "두 번째로 김순옥작가에게도 이런 사안이 있다고 문의한 결과, 자신의 작가 생명을 걸고 본적도 없고, 말도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섯손가락'의 후속작 문근영 주연의 '청담동 앨리스'도 '청담동 오두리'라는 작품과 비교됐다. '청담동 오두리' 제작사 측은 "'청담동 앨리스'의 인물 설정이나 전개과정 등 90%가 닮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CP는 "'청담동 오두리'를 드라마 본부에서 샅샅이 읽어본 결과, 표절 주장이 일고의 가치가 없는 허위 주장임이 밝혀진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SBS '신의'는 MBC '닥터진'과 기본 설정이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전혀 다른 작품이었다. KBS2 '사랑비' 역시 영화 '클래식'제작사로 부터 의혹을 받았지만 강력 부인했다. 지난 2009년에는 세계문학상을 받은 원작을 드라마화한 SBS '스타일'과 비슷한 시기에 패션을 소재로한 드라마 '매거진 알로'가 맞붙었다. 결국 주인공 캐스팅까지 했던 '매거진 알로'는 상대 제작사의 강경 대응으로 제작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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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표절방지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놓고 있지만 표절 판정이라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표절 의혹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나올만한 소재는 다 나왔다고 할 만큼 드라마는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악마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작가 본인이 얼마나 도덕성을 가지고 작품을 집필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반대로 표절이 아닌 것이 명백한데 단지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물고 늘어지는 경우도 최근에는 발생하고 있다. 이런 행위는 원작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려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CP 역시 "'다섯손가락'도 지난 번 '청담동 앨리스'건과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한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제작진들에게 이런류의 터무니없는 언급은 앞으로 정말 없었으면 한다. 더 이상 문제를 삼는다면 우리도 법적조치 등 강력한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어떤 작품이든 표절은 쉽게 들통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더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강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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