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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에 의해 극비 프로그램 '트레드스톤'이 폭로되려하자 비상 조사위의 바이어(에드워드 노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모든 관련자들을 살해해 진상을 은폐하려 합니다. '아웃컴' 의 요원 애론(제레미 레너 분)은 복용하던 약품을 구하기 위해 비상 조사위로부터 살해당할 위기에 놓인 제약회사의 연구원 마르타(레이첼 와이즈 분)를 찾아갑니다.
'본 레거시'의 또 다른 약점은 135분이나 되는 긴 러닝 타임이 부담스럽다는 점입니다. 초반에 애론이 알래스카를 홀로 헤매는 장면이 지나치게 길며 마르타의 심문 장면은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등장인물들 간의 대사가 중언부언 반복되어 속도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스릴러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긴박감이 부족한 것입니다. 서사가 반전을 거듭하거나 복잡한 것도 아닌데 러닝 타임을 100분 정도로 얼마든지 압축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이슨 본' 3부작 중에서 120분의 러닝 타임을 넘는 영화는 없었습니다. 자아정체성을 고뇌하는 심각한 주인공이나 국가의 치부를 들추는 데 초점을 맞췄던 '제이슨 본' 삼부작과 달리 '본 레거시'는 약물과 훈련을 통해 강화된 인간들의 활약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주제 의식이 현실 비판보다는 SF로 흐르는 듯합니다.
긴 러닝 타임 속에서 액션의 비중은 크지 않으며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지만 클라이맥스의 필리핀 마닐라에서의 오토바이 추격전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프레데터스'에서 일본도를 빼들고 프레데터와 1:1로 결투를 벌였던 루이스 오자와 창치엔이 분한 LARX-03은 강화된 살인 기계로서 마치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LARX-03이 맞이하는 최후는 그가 과시한 강력함과는 거리가 먼 어이없는 것이라 아쉽습니다. 어차피 강화된 인간이라면 최후 또한 터미네이터처럼 강렬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