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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각시탈'이 오늘 방송으로 끝나게 된다. 진정한 항일드라마라는 타이틀과 한국형 히어로물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 각시탈인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삼아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남은 것은 오늘 방송에서 어떤 결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느냐 정도일 것이다. 비극적인 결말일지 아니면 해피엔딩이 될지는 봐야 아는 것이기는 하지만 각시탈의 원작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결말을 쭉 예상해올 수 있었고 어제 방송은 그러한 예상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드라마 각시탈의 원작이 만화 각시탈과 쇠퉁소인데 이중 쇠퉁소에서는 비극적인 결말을 제시하는 만큼 드라마도 언제든지 비극적인 결말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어제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확신을 하기는 힘들었다고 할 수 있었다. 줄초상을 예상할 수 있는 동시에 각시탈이 키쇼카이를 무너뜨리는 통쾌한 결말도 예상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최후의 결전만을 앞둔 상태에서 주원이 연기하는 이강토와 진세연이 연기하는 목단의 로맨스가 절정에 치달았고 이것은 역설적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예상하게 만들었다. 행복의 절정이라 할 수 있을 때 찾아오는 불행이라는 것이 가장 충격적이고 그 크기가 큰 것인데 결혼식이라는 소재는 마지막 결말을 이끌고 그 결말의 임팩트를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 본다. 약간은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던 이러한 로맨스와 결혼식 장면들이 아마 오늘 방송에서 아주 절묘하게 이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제작진이 수요일 방송에서는 약간 복선을 깔고 목요일에 그것을 잘 요리하는 형태를 보였고 마지막 방송도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본다.
비극적인 결말을 앞둔 것은 리에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지에게 죽임을 당하지도 않았고 제발로 죽으러 간 금화정에서도 죽지 않은 리에인데 그녀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가츠야마는 그런 리에를 그저 지킬 수밖에 없는데 가츠야마의 애절한 고백은 마지막을 준비한다고 할 수 있는 리에의 모습과 맞물리면서 무척이나 슬프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에는 결코 가츠야마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는데 자신의 겪었던 과거라는 것이 이에 큰 영향을 준 것인데 이러한 과거에도 불구하고 이강토를 마음에 담았다는 사실은 그녀가 살아있음에도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 조선을 버리고 일본인이 되었는데 이강토를 연모했기에 모든 것을 잃어야했던 우에노 리에 아니 홍주의 모습은 그녀도 결코 행복한 결말을 시청자에게 보일리가 없을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의 홍주는 아마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조용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도 결코 행복해질 수 없고 홍주도 행복해질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죽도록 사랑하는 대상이 그들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애초에 행복한 결말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 할 수 있었는데 더욱 더 비극적인 결말로 엔딩이 좁혀져갔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지는 독립군들의 계획을 알아채고 이에 대해서 준비를 하였다. 그야말로 마지막 작전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한 마지막 전투가 아마 드라마의 엔딩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이를 준비하는 지의 모습은 정말 비장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일제 쪽이 이렇게 준비를 해가는 상황에서 이강토는 약간 답답하고 뜬끔없이 목단과의 러브라인을 확실히 형성하였다. 결혼을 얘기하는 순간 당황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결혼은 마지막이 더욱 슬프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어갔다. 목담사리가 죽기 전에 준비해둔 웨딩드레스같은 부분은 딸의 행복을 바랬던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그 행복이 드라마의 시점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에서 슬픈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각시탈이라는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역이라 할 수 있는 목단인데 그녀와의 로맨스가 절정에 이르면서 각시탈은 그저 독립군 중 한명인 조선 청년 이강토가 되어버렸다. 주원과 진세연이 이 드라마에서 두번째로 선보인 키스신은 그렇기때문에 애절하고 아련하다고 할 수 있었다. 주원은 점점 영웅이 다시 한명의 개인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여주는 듯한 그 표정연기는 역설적이게도 시청자들의 심장을 후벼 팠다.
분명 어제 방송에서 이강토와 목단의 애정은 드라마에서 가장 부각이 되는 수준이었는데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비극의 전조곡이기 때문이다. 이강토가 드라마에서 가장 해맑게 웃었지만 그 웃음은 너무나도 일시적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은 느낄 수밖에 없었다. 주원과 박기웅이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상반된 표정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고 불안한 마음은 오늘 방송에서 정말 혹시라도 드라마가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하는 부질없지만 아련한 바람을 가지게 만들었다. 주원과 박기웅은 이강토와 기무라 지의 모든 것을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연기를 해주었는데 아마 둘의 연기가 있었기에 비극적이라 할 수 잇는 결말로 가는 장면들이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드라마이고 픽션이기때문에 역사와 약간 다르게 해피엔딩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좀 있었지만 오히려 비극적인 결말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그 항일정신을 더 잘 살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개인의 행복을 부수는 모습을 통해서 마지막까지 일제의 만행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해피엔딩도 좋고 새드엔딩도 좋은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하는 것이다. 명품드라마를 넘어서 국민드라마라는 소리를 듣는 각시탈인데 부디 그 마지막도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을 잘 해야하는데 부디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확실히 거두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오늘 방송에서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닦을 준비를 하면서 이만 글을 마쳐보겠다. <김현주 객원기자, 이것저것 세상보기(http://delaytimes.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