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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스토리] '중도하차'에 얽힌 사연들 알고보니...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9-02 11:52 | 최종수정 2012-09-04 08:18


SBS 새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의 제작발표회가 8월 16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특히 이 날 제작 발표회에는 최근 멤버 화영의 퇴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룹 티아라의 멤버 은정이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8.16/

"아무개 배우가 어떤 작품에서 중도하차하게 됐다"는 소식을 종종 듣곤 한다. 실제 드라마나 영화에서 부득이한 이유로 배우가 교체되는 경우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 제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일이 터지기도 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는데 일이 터지기도 한다. 배우들의 중도 하차에 얽힌 사연들, 어떤 것이 있을까?

이유는 다양하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티아라의 은정은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터지면서 드라마 '다섯 손가락'에서 중도하차했다. 티아라의 멤버였던 화영을 둘러싼 '왕따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차했다. 은정의 경우, 특별한 부분이 있다. 자진하차가 아니라, '강제하차'였기 때문. 은정 대신 진세연이 투입된 뒤 드라마가 방영 중이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연기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다섯 손가락'의 제작사 측과 대립 중이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던 김무열의 경우 자진하차를 택했다. 지난 6월 병역 회피 논란에 휩싸이면서 출연 예정이었던 영화 'AM 11:00'에서 하차했다. 김무열의 빈자리는 최다니엘이 채우게 됐다.

그런데 인생은 돌고도는 법. 김무열 역시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웠던 적이 있다.

시간을 앞으로 조금만 되돌려 보자. 김무열은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은교'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스승인 시인 이적요의 천재적인 재능을 질투한 제자 서지우 역을 맡았다. 이 역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배우 송창의다. 송창의는 '은교'의 크랭크인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협의 중이던 차기작과 일정이 맞물려 하차를 결정했다.

윤계상 역시 촬영 일정이 늦어지면서 영화를 포기한 경우다. '용의자'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윤계상 측은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 다른 작품을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하차했다. 당시 '용의자'는 주인공으로 예정됐던 최민식이 출연을 고사하면서 촬영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밖에도 촬영 스태프와의 마찰, 함께 출연하는 배우에 대한 호불호, 투자 여건 등을 이유로 배우가 중도하차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배우가 중도하차를 하게 되면 제작진 입장에선 속이 탄다. 빠른 시일내에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 아무나 캐스팅해선 안 된다. 그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을 구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 배우와의 나이대가 맞지 않는다든지, 캐릭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든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그런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적합한 대체자로 지목된 배우들 역시 "이 작품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란 깊은 고민에 빠지기 때문.


과거 한 드라마에서 갑작스럽게 주인공이 하차하게 된 적이 있다. 이미 드라마는 시작된 이후였다. 제작진은 급하게 대체자를 찾아나섰다. 이때 1순위로 꼽히던 배우가 있었다. 극 중 캐릭터와 이미지도 맞아떨어졌다. 이 배우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유력한 주인공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이 배우의 매니저는 "제안을 받고 생각은 해보겠지만, 실제로 출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갑작스럽게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일정이 너무 빡빡한데다가 누군가의 대타라는 것이 연기자의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 배우는 결국 이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 대신 제3의 인물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물론 배우들이 '누군가의 대타'라는 걸 언제나 꺼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배우는 "누군가가 먼저 캐스팅됐었다거나 나에게 그 역할이 먼저 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작품을 하지 않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이고 작품이 좋다면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선 배우 교체가 전화위복이 돼 대박을 터트리기도 한다. 지난해 초 종영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은 원래 장혁이 맡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현빈이 이 역할을 대신 맡으면서 드라마는 대박을 터트렸다. 현빈 역시 이 드라마로 최고 스타 대열에 올랐다.

최근 남자 주인공이 하차한 한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유력한 배우의 매니저는 "작품이 들어가기 전 배우가 교체되는 건 상당히 잦은 일이다. 그 작품이 잘 될지 안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우리도 제작과 투자 진행, 대본, 상대 배우 등 다양한 상황을 지켜본 뒤 출연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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