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마이크' 벗어라, 모두가 흥겨워질 것이니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2-08-30 17:45


<매직 마이크>는 남성 스트리퍼의 세계를 담은 영화다. 최고의 스트립 댄서인 마이크(채닝 테이텀)와 이제 막 스트리퍼에 입문한 아담(알렉스 페티퍼). 마이크는 스트리퍼로서 자부심을 갖고 무대를 즐기면서 열심히 돈을 모으는 청년인데, 하릴없이 방황하는 소년 아담을 우연히 만나 스트리퍼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 과정에서 남성 스트리퍼의 세계가 자세히 묘사된다.

'스트립쇼'라고 하면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매직 마이크>가 그리는 스트립쇼는 창의력 넘치는 안무와 다채로운 테마를 지닌 완성도 높은 공연에 가깝다. 단지 여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것을 뛰어 넘어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고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 중심엔 채닝 테이텀이 있다. 그는 노골적인 행위 이상의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댄스를 통해 <스텝 업>에서의 춤 솜씨가 전혀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채닝 테이텀은 주연 뿐 아니라 갱과 제작도 했을 정도로 <매직 마이크>에 깊게 관여했다. 영화배우로 데뷔하기 전 실재 8개월 정도 스트립 댄서 일을 했던 테이텀은 그 경험을 통해 남성 스트리퍼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의기투합해 <매직 마이크>를 제작했다. 미국 개봉 당시 첫 주에 4천만 달러 가까이 벌어들이며 제작비를 훌쩍 넘기는 스코어를 기록했을 정도로 <매직 마이크>는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속편 제작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매직 마이크>는 솔직하고 건강하다. 스트리퍼를 은밀하고 선정적으로만 그려내는 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흥겨움을 주는 엔터테이너로 묘사하기 때문이다. 또 영화 속 인물들은 스트립 댄서라는 직업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완벽한 무대를 위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직업정신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스트리퍼라는 직업이 생소하기도 하고 보는 이에 따라 거북하게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짐승돌'이라 부르는 아이돌 가수의 복근에 열광하는 것이 <매직 마이크> 속 여성들이 남성 스트립쇼를 즐기는 것과 과연 큰 차이가 있겠냐는 생각이다. 단지 욕망의 대상이 끈팬티만 걸쳤냐, 그렇지 않냐의 차이가 아닐까. <정미래 객원기자, Filmon (http://film-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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