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후예' AOA, "걸밴드는 망한다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2-08-10 17:35 | 최종수정 2012-08-22 10:07


8인조 걸그룹 AOA가 '엘비스'로 데뷔했다. 이들은 걸밴드 블랙과 댄스유닛 화이트로 나뉘어 활동하는 독특한 컨셉트의 그룹. 멤버들은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좀 더 우리를 알리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대로 초아 혜정 설현 유나 지민 민아 찬미 유경.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여성 8인조 그룹 AOA가 데뷔를 알렸다. 그런데 구성 자체가 흥미롭다. 스폰지밴드로 2010년 데뷔했던 유경을 중심으로 초아 유나 민아 지민 등 5명의 멤버는 걸밴드 '블랙'으로, 설현 혜정 찬미 등 3명의 멤버는 댄스 유닛 '화이트'로 활동을 하게 된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들이 스스로를 '천사'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


AOA 유나(블랙, 건반).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천사 컨셉트, 오글오글 걱정했지만…

그룹명부터 심상치 않다. 무려 '에이스 오브 엔젤스'의 약자다. 자신들을 7명의 천사와 한 명의 하프 천사로 구성된 그룹이라 설명한다. 멤버들의 이름을 보면 댄스 유닛 화이트에는 '지성 천사' 설현아리(설현), '가장 아름다운 천사' 혜정리너스(혜정), '댄싱 천사' 찬미티티(찬미)가 포진해있다. 걸밴드 블랙에는 '천상의 목소리 천사' 초아야(초아), '유리잔 연주를 좋아하는 천사' 유나리아(유나), '하프를 연주하는 천사' 민아링(민아), '7천사의 리더' 지미넬(지민), '천사와 인간의 혼혈' 와이(유경)이 소속돼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오덕후 양산을 위한 무리수는 아닐까 싶다. 멤버들 역시 "처음엔 기겁했다"고 입을 모았다. 민아는 "천사 이름으로 활동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오글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많이 기억해주셔서 좋다. 하지만 예명은 티저에서만 사용된다. 그 이름으로 활동하진 않을 계획이라 안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AOA 설현(화이트).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AOA 유경(블랙, 드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천사 컨셉트를 차치하고라도 특이하다. 소녀시대-태티서, 오렌지캬라멜 등 한 그룹 내에서 비슷한 장르로 유닛 활동을 한 경우는 있어도 AOA처럼 아예 걸밴드와 댄스팀으로 장르 자체를 가른 적은 없었기 때문. 이들은 "원래는 따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팀이 합쳐져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AOA 혜정(화이트).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FT아일랜드-씨엔블루 빽? 16㎏ 감량 '독종' 모임

남성 아티스트 회사에서 처음 만든 걸그룹은 데뷔 전부터 안티를 안고 가기 마련이다. '오빠들'의 후광으로 '편하게 큰다'는 생각을 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 그러나 AOA는 "선배들 연습실과 여자 연습실이 아예 따로 있다. 그래서 강하게 컸다. 선배들이 큰 사랑을 받고 계셔서 '우리도 잘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있어서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월말 평가를 통해 15명의 후보 중 가려내진 '서바이벌형 그룹'이다. 트레이닝 과정도 혹독했다. 일본어 영어 연기 미디 화성악 노래 랩 댄스 악기 등 전방위 레슨은 물론, 한 달에 한 번 다큐멘터리나 공연 감상문 및 독후감을 제출하고 요양원 봉사활동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초아는 16㎏나 감량했다. "여자 연습생이 많았는데 그중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었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실력도 있고 예뻐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단호박만 먹으면서 56㎏에서 38~9㎏까지 살을 뺐었다"는 설명.

당시엔 힘들었지만, 결국 지금의 멤버가 살아남을 것을 예상했단다. 지민은 "너무 힘들어서 민아는 베이스 잡고 울다가 쓰러진 적도 있었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있는 휴가도 반납하고 매일 밤새서 연습하던 게 지금 멤버다"고 전했다.


AOA 초아(블랙, 기타).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AOA 찬미(화이트).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걸밴드는 망한다고?

사실 그동안 한스밴드를 제외하면 걸밴드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그런데도 굳이 악기를 손에 들어야 했던 이유는 뭘까? 유나는 "밴드 회사라 그런지 원래 악기를 하나씩 다룰 줄 아는 친구들이 들어왔다. 보컬도 랩도, 댄스 음악보다는 밴드에서 더 강렬하게 보여 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아 역시 "한스밴드도 악기로 대중적인 코드를 잘 풀어냈다. 우리 역시 악기를 다룰 수 있으니까 대중적이지만 카리스마 있는, 신선한 걸밴드가 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AOA 지민(블랙, 기타 랩).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AOA 민아(블랙, 베이스 랩).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AOA는 타이틀곡 '엘비스'로 활동을 전개한다. '엘비스'는 한성호 작사가와 김도훈-이상호 작곡가의 합작품으로, 강한 비트의 어쿠스틱 밴드와 화려한 브라스밴드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노래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감정을 귀엽게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들은 "아직 부족하지만 밴드와 댄스 두 가지를 다 잘하고 싶다. AOA를 많이 알리고, 'AOA스러운 음악'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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