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드' 전성시대, 타깃-스토리-연기 3박자 가 '딱'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8-11 11:46


'응답하라 1997' 사진제공=tvN

케이블 드라마들이 승승장구 하고 있다. 최근 tvN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들이 1%의 시청률을 가뿐히 넘기는 것은 물론 마니아들의 큰 지지를 받으면 지상파 드라마 못지 않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같이 '케드'가 전성시대를 맞은 이유는 무엇일까.

철저한 타깃 마케팅

지상파 드라마가 대부분 전 세대를 아우르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에 비해 케이블 드라마는 철저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 방송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철저히 90년대 후반 중고등학교를 보낸 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시절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아 보는 이들에게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하는 것.

반면 tvN 일일극 '노란 복수초'는 말그대로 중년 주부를 타깃으로 한다. 중년들이 열광하는 복수 음모 로맨스 성공 등 '막장' 코드로 쏟아 부으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이로 인해 '노란 복수초'는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케드' 사상 최초로 8회 연장까지 결정했다. 또 일본 타이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후속작 '유리가면' 역시 '막장'코드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수목극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이하 로필2)는 현실적인 2030세대 여성의 고민을 그려내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

타깃에 맞췄으면 그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놔야 한다. '로필2'는 이미 '로필' 시즌1에서 탁월한 감각을 인정받은 정현정 작가가 다시 집필을 맡았다. 때문에 30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가 탄생했다. '응답하라 1997'은 HOT나 젝스키스에 열광하는 팬클럽이라는 것만으로도 30대 초반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드라마는 실제 팬클럽 생활을 해봤던 작가들이 대본을 쓰면서 그 현실감을 더했다는 평이다. 당시 HOT멤버였던 토니의 자동차를 '포카리'라는 애칭으로 부른 장면에서 30대 당시 팬들은 '소름을 돋을 정도였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tvN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제작발표회가 18일 청담 CGV에서 열렸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30대 동갑내기 세 여자의 일과 사랑, 우정을 그린 로맨틱 드라마다. 2011년 6월 시즌1이 방송된이후 여자들이라면 공감가능한 솔직한 연애이야기와 감정 묘사를 다뤘다.
모든 출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6.18/
캐릭터에 맞는 연기

이야기가 나왔으면 그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배치해야 한다. '응답하라 1997'은 초반 캐스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 연기를 하는 에이핑크 정은지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정은지는 이같은 우려를 뒤로 하고 완벽하고 능청스런 사투리와 연기를 통해 '응답하라 1997'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지난 7일 방송분에서는 또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은 후 오열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기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 출신 이시언과 울산 출신 서인국, 사투리 연기의 달인 성동일 등이 등장하며 전혀 어색함 없는 극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상파에서 방송중인 몇몇 드라마들이 어색한 사투리로 지적받는 반면 '응답하라 1997'은 배우들은 모두 완벽한 사투리 연기를 펼치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곧 제작진이 충분한 연기 검증을 거치고 캐스팅했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3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지면서 '케드'의 위세는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제 지상파 드라마가 대규모 물량 공세만으로 케드를 능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못박기도 했다. 지상파나 케이블이나 철저한 기획을 통해 드라마를 만들어야 흥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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