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태현 "'1박 2일'도 연기 인생의 한 부분"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8-05 20:03


차태현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에서 서빙고에 있는 얼음을 훔치는 도둑들의 수장 이덕무 역할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 차태현이 1일 삼청동에서 포즈를 취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01/

'코미디 제왕' 차태현이 돌아왔다. 8일 개봉하는 코미디 액션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을 맡았다. 차태현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 그를 만났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에 놀라 "덥지 않냐?"고 물었다. 차태현은 "목이 안 좋아서요. '1박 2일' 촬영을 하면서 (이)수근이형과 소리를 너무 질렀어요"라며 웃었다. "영화가 여름에 개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의도대로 된 것 같다"는 차태현의 얘기를 들어봤다.


차태현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에서 서빙고에 있는 얼음을 훔치는 도둑들의 수장 이덕무 역할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 차태현이 1일 삼청동에서 포즈를 취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01/
"'1박2일'도 연기 인생 한 부분"

데뷔 17년차 배우 차태현은 요즘 예능인으로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2'(이하 1박 2일)에 출연 중이다.

"'1박 2일'도 제 배우로서의 삶에 너무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는 길게 보는 편이거든요. 경험을 쌓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 믿어요. '1박 2일'도 제 연기 인생의 한 부분이에요. 전 예능과 연기를 딱딱 구분 짓진 않거든요."

그는 과거 음반 활동을 했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차태현은 2001년 'I love you'(아이 러브 유)란 노래를 발표하면서 가수로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음반 활동도 연기에 큰 도움이 됐어요. '복면달호'에서 제가 직접 노래를 했잖아요. 전 1년 동안 백수로 지내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백수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차태현은 최근 '최고의 찬사'를 들었다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 아주머니가 예전엔 이승기 때문에 '1박 2일'을 봤는데 이제 차태현 때문에 본다고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기분 좋았어요. 또 지방에선 어떤 분이 저한테 웃는 게 너무 좋다고 그러시고요. 이런 게 피부로 느껴지니까 뿌듯해요."


차태현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에서 서빙고에 있는 얼음을 훔치는 도둑들의 수장 이덕무 역할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 차태현이 1일 삼청동에서 포즈를 취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01/

"코미디? 나와 떼려야 뗄 수 없어"

'엽기적인 그녀'로 480만, '과속스캔들'로 820만, '헬로우 고스트'로 300만 등. 차태현이 '코미디의 제왕'이라 불리는 이유다. 코미디 장르만 만나면 힘을 펄펄 낸다. 차태현의 코믹 연기는 억지스럽거나 과장스럽지 않다.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도 '차태현표 코미디'를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

"코미디는 제가 잘할 수 있고, 관객들이 제일 좋아해주는 장르인 것 같아요. 저와 떼려야 뗄 수 없죠. 관객분들이 제가 재밌는 걸 하는 것을 좋아해주시니까요. 예전엔 '코미디만 해서 어떡하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물론 변신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죠."

그는 "변신은 결국 악역일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드라마 '유령'의 엄기준씨 같은 캐릭터도 내가 해보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요. 그런데 과연 내가 악역에 얼마나 어울릴까란 생각도 들고요. 내 욕심 때문에 극의 흐름을 방해하면 안되니까요. 저에게 남은 숙제가 악역인 것 같아요. 하고 싶기도 하고요. 요즘에 점점 더 그래요."


차태현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에서 서빙고에 있는 얼음을 훔치는 도둑들의 수장 이덕무 역할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 차태현이 1일 삼청동에서 포즈를 취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01/
'엽기적인 그녀', 그후 11년

차태현을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엽기적인 그녀'가 개봉한지 11년이 지났다. 그새 서른 여섯이 됐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공교롭게도 '엽기적인 그녀'에 함께 출연했던 전지현과 흥행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전지현이 출연하는 '도둑들'은 지난달 25일 개봉해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둑들'을 보고 너무 기뻤어요. 다들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아내와 함께 봤는데 왜 제가 그렇게 뿌듯했는지 모르겠어요. 지현이가 열심히 배우처럼 잘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 많이 편해졌나보다, 마음의 짐을 덜었나보다'란 생각도 들었죠."

그는 "나이가 들면서 외적, 내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좀 있으면 마흔인데 그래도 다행인 건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잖아요.(웃음) 친구인 (홍)경민이와 (김)종국이는 결혼은 부러워하지 않는데 아이들은 부러워해요. 결혼을 해서 제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제가 스타의 자리를 너무 짧게, 세게 겪은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을 해서 지금 많이 변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지금 그걸 향해서 막 달려가려고 했겠죠. 지금은 생각이 편해졌고, 일을 즐기는 단계까진 아니지만 재밌게 하는 거 같아요."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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