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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통해 본 '도둑들'의 1000만 가능성은?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8-05 15:06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의 전야제 레드카펫 행사가 24일 서울 코엑스 아셈광장에서 열렸다.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이 레드카펫 위를 걷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7.24/

영화 '도둑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지난달 25일 개봉 후 첫 주말이었던 28일과 29일 75만 9626명, 75만 1039명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할리우드 기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의 맞대결에서 거둔 성과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같은 날 35만 3745명, 33만 1606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흥행 돌풍이다. 2주차에도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1000만 관객 돌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는 지난 2009년 개봉한 '해운대'. '도둑들'이 3년 만의 1000만 돌파 한국영화가 될 수 있을까? 2006년 7월 27일 개봉해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괴물'의 경우를 살펴보면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의 전야제 레드카펫 행사가 24일 서울 코엑스 아셈광장에서 열렸다. 배우 김윤석과 김혜수, 이정재가 레드카펫 위에서 포즈를 취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7.24/
'괴물'보다 흥행 속도 빨라

'도둑들'은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6일 만에 300만, 8일 만에 400만을 뛰어넘었다. '괴물'과 같은 기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괴물'은 이후 10일째 500만, 12일째 600만, 17일째 700만, 20일째 800만, 24일째 900만을 달성했다. 그리고 32일째 1000만 고지를 밟았다.

'도둑들'은 지난 4일 개봉 11일 만에 600만을 돌파하면서 '괴물'의 기록을 하루 앞당겼다. '도둑들'이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올린 '괴물'보다 앞서는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건 1000만 돌파에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보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은 '도둑들'의 가장 큰 무기다. 화제성과 대중의 관심도 면에선 역대 그 어떤 영화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괴물'에도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등 스타들이 출연했지만, '도둑들' 만큼 화려한 느낌은 아니었다.

'도둑들' 측은 개봉 전 700~800만 정도로 '현실적인' 목표를 잡았다. 하지만 이젠 내심 1000만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의 전야제 레드카펫 행사가 24일 서울 코엑스 아셈광장에서 열렸다. 배우 김혜숙과 임달화, 오달수와 증국상이 레드카펫을 걸으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7.24/
대진운 안 좋았지만….


대진운에선 '도둑들'이 '괴물'에 비해 안 좋은 편이었다. 적어도 개봉 전까진 그래 보였다.

'괴물'은 개봉 당시 '한반도',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등 흥행 영화 두 편과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7월 초중반 개봉한 두 영화의 흥행 열기가 한풀 꺾인 뒤였다. 이후에도 '괴물'의 상승세를 막을 만한 경쟁작은 없었다. 반면 '도둑들'은 할리우드 기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런던올림픽도 변수였다. 온국민의 관심이 올림픽에 쏠리면서 극장가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었다. 2006년엔 월드컵이 열렸지만, 대회가 모두 끝난 뒤에야 '괴물'이 개봉했다. 게다가 한국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탓에 '괴물'의 관객 동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도둑들'은 비교적 불운한 대진운을 잘 헤쳐나가고 있다. 개봉 후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의 정면대결에서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주차에 들어서면서 '도둑들'은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림픽 열기도 '도둑들'의 흥행 행진엔 제동을 걸지 못했다. '도둑들'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일일 매출액 점유율 차이가 점차 벌어지면서 '도둑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의 전야제 레드카펫 행사가 24일 서울 코엑스 아셈광장에서 열렸다. 배우 김수현-전지현-최둥훈 감독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7.24/
걸림돌은 없나?

각종 포털 사이트의 평점이나 입소문까지 좋아 '도둑들'의 흥행 열풍이 쉽사리 사그라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스오피스를 뒤흔들 만한 강력한 영화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도둑들'의 순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봉을 앞둔 영화 중 그런 강력한 영화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1000만 달성에 변수가 될 만한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춘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8일엔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주지훈 주연의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개봉한다. 또 15일엔 정지훈이 출연하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가 개봉할 예정이다. 이 영화들이 '도둑들'의 1000만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

다만 극장가가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든데다가 올해 한국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도둑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에 따르면 '괴물'이 개봉한 2006년의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수는 4148만 913명이었다.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수는 4417만 8714명이다. 한국영화 관객수와 외국영화 관객수를 합친 상반기 총관객수에서도 올해(8279명 2436명)가 2006년(7124만 7067명)보다 많다. 전체적인 파이가 커진 만큼 '도둑들'이 가져갈 수 있는 몫도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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