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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각시탈' 18회에서는, 독립군 목담사리(전노민)의 공개처형이 그려졌다. 이에 조단장(손병호)과 오동년(이경실)을 비롯한 조선인들은 단체로 흰옷을 입고 나타나, 담사리의 공개처형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제국경찰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처형을 주도한 기무라지(박기웅)는 고이소(윤진호)와 격하게 대립하던 오동년에게 총을 쏘았다.
18회 마지막에 박동지의 죽음은 단순히 애국심이 강한 독립군 한 사람의 희생에 그치지 않는다. 그 광경을 지켜봤을 많은 조선인들뿐 아니라, 그 소식이 여러 경로를 통해 듣게 될 전국 각지에 독립군들과 조선인들에게 폭발음보다 커다란 울림을 주는 사건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그 희생의 나비효과는 향후 제2, 제3의 각시탈도 등장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각시탈로 변장한 박동지의 활약과는 별도로, 18회는 제국경찰 이강토(주원)가 각시탈이었다는 사실을 오목단(진세연)이 알게 되고, 오랫동안 끊어졌던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금 이어지는 데에도 주력했다. 덕분에 그동안 강토를 오해하고 죽이려고 까지 했던 목단에게 불안함을 느끼던 시청자는 한결 여유로운 시청이 가능해졌다.
18회 초반, 목단은 자신을 구하려다 채홍주(한채아)와 가츠야마 준(안형준)의 공격을 받고 심한 부상을 입은 각시탈과 재회한다. 각시탈은 말등에 엎드린 채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목단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에 궁금증을 참지 못한 목단은 각시탈을 벗겼고, 각시탈이 제국경찰이자 도련님 이강토란 사실에 '멘탈붕괴'가 제대로 됐다.
목단은 자신의 품에 쓰러진 이강토에게 막말을 쏟아냈던 과거를 회상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중간에 자신의 옷을 찢어 피가 흐르는 강토의 부상당한 팔부위를 동여매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놀라움보다 숱한 오해로 미안함이 앞설 수밖에 없는 목단은 그저 눈물만을 흘릴 뿐, 강토에게 어떤 위로의 말조차 건네지 못한다.
그런 목단의 마음을 읽은 강토는 아픈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멘붕'된 목단을 포근하게 안아준다. 절대 미안해 할 필요 없다는 듯이. 그러나 목단은 강토의 따뜻한 포옹에도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듯, 강토의 눈길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눈에 띄는 강토의 다리 부상. 이에 다시 옷을 찢어 지혈을 해주려는데, 강토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럴 필요없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분이(목단) 너의 입술이란 눈빛을 보낸다.
손목을 잡혀 순간 당황했던 목단은 강토의 사인을 눈치 채고, 그의 입술을 받아드린다. 이로써 이강토와 오목단의 애틋한 키스신이 완성됐다. 한편으론 각시탈 이강토의 부상치료는 뒷전이고 키스부터 냅다 달리는 건, 제작진의 무리수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토가 아픈 몸을 뒤로 하고 목단과의 키스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건, 남자의 본능에 앞서 멘붕된 목단을 효과적으로 빠르게 치유하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목단은 강토에게 왜 제국경찰을 그만두고 각시탈이 됐는지부터 시작해, 앞으로 이강토가 각시탈로 맹활약하도록 완벽하게 내조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동시에 때와 장소를 구분 않고 대화말미엔 항상 서로를 안아주는 훈훈한 연인사이를 구현했다. 결국 각시탈 강토의 부상치료가 먼저였던 목단의 손을 잡고 상처엔 키스라는 답을 내놓았던 강토의 1초 집착은 통했고, 결국 붕괴된 목단의 멘탈을 완벽하게 리모델링시켰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