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터넷 방송 '손바닥 뉴스' 폐지 통보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4-30 22:50


MBC 자회사인 MBC C&I가 제작하는 인터넷 방송 '손바닥 TV'의 간판 프로그램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가 30일 사측으로부터 폐지 통보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상호 기자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면서 "이번주 목요일에 방송될 아이템을 오늘(30일) 보고했는데 폐지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손바닥 뉴스'의 폐지는 MBC 기자회가 제작거부에 들어가게 된 원인을 제공했던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이 MBC C&I의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지 불과 11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석연치않은 뒷맛을 남긴다.

MBC 노조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그동안 '손바닥 뉴스'에 대해 '정치적 편향성'과 '적자 경영' 등을 이유로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 왔으며 '손바닥 TV'를 '좌빨 방송'이라고 일컫는 등 노골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2주전에는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관계사 임원 인사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하면서 "'손바닥 TV'는 새로운 '나꼼수'가 될 것"이라며 사장 교체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의 이같은 인식에 대해 "현재 '손바닥 TV'에는 2개의 시사 프로그램이 있는데, 하나는 바로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고정 출연하는 코너다.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조차 '손바닥 TV' 스튜디오를 방문해 '뉴미디어 시대의 혁명적 발상'이라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은 MBC C&I 직원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경영 적자'라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근에 한 기업으로부터 최대 2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약속 받았지만 사측은 별다른 설명 없이 투자 유치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며 "'손바닥 TV'는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된 지난 3월 중순 이후 한 달 만에 2억원의 광고 실적을 올렸고, 올 연말까지 월 3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충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해 이상호 기자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방송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역시 묵살 당했다"며 "MBC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다 김재철 사장 하에서 자유롭게 기사를 쓸 수 없어 자회사로 왔는데 이마저도 못하게 하고 있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 시청자에게 이번 주 목요일 마지막 방송이라도 할 수 있게 사측과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주에 BBK 김경준 속보와 파이시티 현장 르포 등이 방송될 예정이었다. 정권에 부담스러운 뉴스를 막기 위해 인터넷까지 언론 탄압의 마수를 뻗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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