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나가수2', 일요 예능 판도 흔들까?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4-30 15:45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마침내 돌아왔다. 29일 105분간 전파를 탄 '나가수2'는 오프닝쇼라는 타이틀 아래 출연진 12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대표곡을 들려줬다. 일종의 맛봬기이자 결의에 찬 출사표였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가수들의 혼신을 다한 무대에 소름이 끼쳤다" "위대한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었다"는 호평 릴레이 속에 "다소 지루했다"는 아쉬움도 간간이 올라왔다.

반전 가능성 보여준 오프닝쇼

29일 방송된 '나가수2'의 코너 시청률은 8.7%(AGB닐슨, 전국기준). 동시간대 방송된 SBS 'K팝스타'의 시청률 17.6%의 절반밖에 안 되는 수치다. KBS 새노조의 파업으로 재방송이 나간 '1박2일'(8.6%)의 성적표와 비슷하다. 화제성에 비해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일밤'이 2개월 넘도록 2~3%대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하며 프로그램의 존재감마저 상실한 상태였음을 감안하면 프로그램 자체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더구나 이날 'K팝스타'는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파이널 무대였고, '1박2일' 재방송은 강호동을 내세워 경쟁 프로그램들의 화제성에 맞섰다는 점에서 '나가수2'의 파급력을 새삼 검증받은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수들의 화려한 무대는 '나가수2'의 반전을 기대하게 했다. 새로 합류한 가수들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를 표했고, 시즌1에 출연했던 가수들은 재도전에 나서는 진지한 마음가짐을 고백했다. 이들의 무대는 특별히 신선하진 않았지만 진정성과 완성도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생방송 경연, 기대와 우려는?

오프닝쇼를 내보낸 '나가수2'는 조 추첨을 통해 2개조로 나뉘어 5월 6일부터 본격적인 생방송 경연에 돌입한다. 이은미, 이수영, 이영현, 박미경, 백두산, JK김동욱이 속한 A조는 고음을 내지르는 창법을 많이 쓰는 가수들이 포진해 '죽음의 조'란 타이틀을 얻었다. B조는 공교롭게도 정인과 박상민을 제외한 4명의 가수(김건모, 박완규, 김연우, 정엽)가 재도전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장 MC 박명수가 "조편성에 따라 시청률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듯이 '고음파'와 '재도전파'의 조별 대결도 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각조의 하위 3명씩 6명이 탈락자를 가리고, 상위 3명씩 6명이 '이달의 가수'를 가리는 방식도 가수들의 경쟁을 부추기면서 화제성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팝스타'가 종영하고 '1박2일'의 결방이 확실시되는 상황도 첫 생방송을 앞둔 '나가수2'에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오프닝쇼에서 기대되는 가수로 뽑힌 사람이 이영현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드라마틱한 편곡과 고음 창법을 지닌 사람이 경연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 평가단 500명은 이영현, 모니터 평가단 500명은 이은미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후 시청자 투표와 현장 평가가 상반되게 엇갈릴 수 있는 상황도 엿보인다. 음향의 퀄리티를 높여 현장과 안방의 차이를 좁히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생각만큼 쉽게 먹혀들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또한 현장 투표와 시청자 문자 투표가 어떤 비율로 평가에 반영되는지도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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