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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런데 드라마 대본만 표절 논란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의 내용을 가장 압축적으로 그려내며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포스터 역시 표절 시비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SBS 아침드라마 '태양의 신부'의 포스터는 영화 '백야행'의 포스터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전량 폐기처분됐다.
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창성 없는 유사 컨셉트의 포스터가 난무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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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장근석 박신혜 이홍기 정용화로 구성돼 A.N.JELL 포스터로 불린 '미남이시네요'의 포스터는 목에 감은 머플러를 바람에 휘날리는 3명의 꽃미남이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모습으로, 드라마 속에서 국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이돌 그룹 A.N.JELL을 표현한 것으로 소개됐다. '꿈과 환상의 로맨틱 판타지물'로 소개됐던 '시크릿가든'의 포스터는 거대한 성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배경 위로, 우산을 든 현빈이 하지원의 손을 잡고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 두 포스터를 두고 일부에서는 "하늘을 나는 방향만 다를 뿐 똑 같다"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렸다.
독창성 없는 자기 복제식의 포스터는 이밖에도 많다는 것이 드라마 관계자들의 설명. 공교롭게도 유사한 느낌을 가진 이들 포스터 가운데 일부는 같은 업체에서 제작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방송된 SBS 드라마 '타짜' 포스터는 손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 아래 주인공들의 얼굴을 배치한 구도가 앞서 개봉한 영화 '이스턴 프라미스' 포스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 대본 못지 않게 포스터 역시 표절 논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며 "무엇보다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고 대충 제작하려는 안일한 자세에서 이 같은 문제가 야기된다. 가족 드라마의 경우 출연배우들이 한꺼번에 도열한 포스터를 많이 보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이어 "패러디나 오마주가 아닌 이상 반짝반짝 빛나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포스터가 제작돼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드라마를 능가하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포스터들이 탄생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