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카라 첫 日투어로 본 소녀시대와 카라 비교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2-04-16 09:37 | 최종수정 2012-04-16 09:37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한동안 네티즌들의 온라인 설전을 불러일으킨 키워드는 '한국에선 소녀시대, 일본에선 카라'였다.

2007년 데뷔 동기이지만 엇갈린 행보를 걸었던 두 그룹이 2010년 일본에 동시 데뷔하면서 이들의 성적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 사실 국내에선 소녀시대가 우위를 점한 형세였다. '다시 만난 세계' 데뷔 이후 걸그룹 사상 최다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정상을 지킨 소녀시대와 달리 카라는 데뷔 초 멤버 교체란 시련을 겪으며 '생계형 아이돌'로 인식됐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올린 뒤 '미스터' '점핑' '스텝' 등을 히트시키면서 비로소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그래픽: 김변호기자 bhkim@sportschosun.com
일본 성적만 놓고 보면 카라가 앞서

그런데 일본에서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이번엔 카라가 우위를 선점하게 된 것.

카라는 지난해 일본 내에서 음반과 DVD 판매만으로 49억 3000만 엔(691억 186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 해 동안 15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 일본 오리콘이 집계한 토털 세일즈 차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소녀시대 역시 지난해 음반과 DVD 판매로 40억 5000만 엔(567억 8100만 원)을 벌어들이며 선전했지만, 토털 세일즈 차트에서는 카라에 이어 5위에 올랐다.

공연 수익 면에서도 카라는 소녀시대에게 밀리지 않았다. 소녀시대는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한국 걸그룹 사상 최초로 오사카 사이타마 도쿄 히로시마 나고야 후쿠오카를 도는 '소녀시대 아레나투어 2011'을 열었다. 이들은 14회에 걸친 투어 공연을 통해 14만 명의 관객을 운집시키며 약 13억 엔(약 180억 원)에 달하는 티켓 판매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현장 굿즈 판매 수익까지 더하면 14억 엔(약 2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카라는 단독 콘서트 '카라시아'로 일본 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기존에 확정된 요코하마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공연이 전석 매진됐음은 물론, 사이타마 현 추가 공연까지 매진을 바라보고 있다.


소속사 DSP미디어 관계자는 "일본은 팬들을 대상으로 티켓을 오픈한 뒤 일반 관객에게 남은 좌석 티켓을 판매한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팬 대상 티켓 판매만으로 대부분의 티켓이 판매됐다. 현지 관계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놀라워했다"고 밝혔다.

13만 석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8400엔(약 11만 원). 그러므로 사이타마 현 추가 공연까지 매진된다면 카라는 티켓 판매 수익으로만 10억 9200만 엔(약 153억 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카라, 소녀시대와 뭐가 달랐나?

이처럼 카라가 일본에서 경이로운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그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따른 친밀감 형성이다. '미각그룹'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녀시대는 무대는 물론 방송 출연이나 미디어 인터뷰 등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멤버 전원이 출중한 실력과 비주얼, 카리스마를 갖춘 '선망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반면 카라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들이 성숙한 여인으로 변모하는 '성장형 그룹'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소속사 DSP미디어 관계자는 "일본은 연예인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카라의 모습에서 친근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규리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어를 사용하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거기서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 격의 없는, 편한 느낌의 한류 아이돌이란 느낌 때문에 처음에 관심을 두고 사랑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현지 연예인들이 카라의 팬을 자처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일본 유명 코미디언 게키단 히토리가 카라의 열성 팬이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현지 어린이들의 로망으로 꼽히는 아역 배우 아시다 마나도 카라와 친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가족 단위 팬이 급증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아시다 마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카라까지 좋아하게 되면서 부모님도 관심을 두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공연장서 찾은 50대 男 "카라는 좋은 기운 가진 그룹"

카라의 성공 비결과 인기도는 14일과 15일 양일간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첫 공연을 통해서도 측정할 수 있었다.

카라는 귀여움과 성숙함이 공존하는 무대로 공연장을 찾은 2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인형의 집'을 컨셉트로 한 영상과 '엄브렐라' '프리티걸' '윈터 매직' 등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을 연출한 한편, 박규리의 정열적인 탱고 무대와 '스텝' '루팡' 등으로 섹시한 매력도 뽐냈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관객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려 한 노력도 엿보였다. 우선 모든 멘트를 일본어로 소화한데다 '고 고 섬머' '제트 코스터 러브' 등 일본 활동곡을 레퍼토리에 대거 포함시켜 관객들이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스탠딩석이 있었던 한국 공연과는 달리 좌석제로 진행되는 일본 공연 특성을 고려해 사다리차를 타고 공연장을 누비며 관객들에게 사인볼을 나눠주고, 관객을 스테이지 위로 끌어올려 춤을 추거나 게임을 진행한 배려심도 돋보였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이에 10~30대의 젊은 팬들뿐 아니라 가족 단위 팬이나 장애우들도 안무를 따라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공연이 끝난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카라시아"를 외치기도 했다.

56세 회사원 우치 씨는 "조카의 카라 CD를 듣게 되면서 아내와 함께 카라의 음악을 듣게 됐다. 아내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이번 공연에서 소리와 몸으로 카라의 음악을 전부 느꼈다. 보이지 않아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상처를 치유해주는 좋은 기운을 가진 그룹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카라는 5월 일본 투어를 마무리한 뒤 대만 태국 등을 돌며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구하라는 "콘서트는 처음이라 익숙하진 않다. 하지만 오늘(14일)을 시작으로 팬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콘서트에 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박규리는 "단독 투어 공연은 처음이다. 우리만의 무대라 책임감도 많이 생기고 긴장도 된다"고 전했다. 요코하마=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그룹 카라. 사진제공=DSP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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