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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여자의 계절'이라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보이그룹이 지배했던 1분기 가요계 역시 2분기를 맞아 '꽃들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씨스타 포미닛 등 걸그룹 뿐 아니라 여성 솔로 가수들이 한둘씩 출격을 알리고 있다. 특히 아이돌 그룹 강세장 속에 한동안 주춤했던 여성 솔로 가수들이 활동 기지개를 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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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3인조 보컬그룹 시대를 연 가비엔제이의 리드 보컬로 활약했던 장희영 역시 은지원 소속사 GYM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변신을 꾀했다. 애절한 전통 발라드를 불러왔던 그가 발라드 가수로 복귀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힙합 비트가 가미된 미디움 템포의 곡 '러브 이즈 페인'을 발표한 것. '러브 이즈 페인'은 히트메이커 김세진 작곡가의 곡으로 깔끔한 멜로디 라인과 반복되는 '왜'라는 단어로 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픔을 그려낸 노래다. 여기에 길미가 랩 피처링으로 참여, 신선함을 더했다. 이 노래는 음원 공개와 동시에 '신선하다' '중독성 있다' '의외로 길미의 랩과 장희영의 보컬이 잘 어울린다'는 호평을 받으며 각종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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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속사와의 법적 소송을 마무리하고 김범수 소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한 아이비도 가수 복귀 시기를 조율 중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뮤지컬 '시카고' 출연과 함께 가수로서의 활동도 재개할 계획이다. 그동안 준비해 놓은 노래는 많다. 이달 말에서 5월 초 컴백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크릿 송지은도 솔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B.A.P 방용국이 랩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친거니'로 뜨거운 인기를 끈 만큼, 이번 솔로 컴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조 섹시퀸' 이효리 역시 상반기 컴백할 예정이다. 2010년 발표한 정규 4집 이후 2년여만의 컴백인 만큼, 꾸준히 곡을 수집하며 앨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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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한' 여성 솔로 가수들이 대거 컴백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희소가치' 때문. 그동안 가요계를 주름 잡았던 아이돌 그룹이 줄줄이 월드 투어를 비롯한 해외 활동에 집중하거나 연기 활동에 눈을 돌리면서 '틈새'가 생겼다. 비어있는 왕좌를 차지하고자 수많은 신인 그룹이 데뷔했지만,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인지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또 아이돌 그룹이 선보이는 댄스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중이 싫증을 내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한 관계자는 "너무나 많은 아이돌 그룹이 등장해 비슷한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대중은 이에 싫증을 느끼는 분위기다. 빅뱅 샤이니 등 톱클래스 아이돌 그룹을 제외하면 에일리나 2AM 같이 목소리 위주의 노래를 하는 가수들이 음원 차트 롱런을 기록했다는 것이 그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신인 그룹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엔 아직은 부족하다. 이효리 아이비 등은 이미 확고한 팬덤이 구축된 톱스타들이고, 여러 가지 이유로 공백기도 길었던 만큼 이들의 컴백은 그 소식 자체로 이슈가 된다. 대부분 스타덤에 오른 아이돌 그룹도 모두 국내 가수 활동 대신 다른 활동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아성을 위협할 만한 존재도 없다. 그래서 인지도와 스타성, 실력을 모두 갖춘 여성 솔로 가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