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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의 시청률 경쟁만큼 'OST 전쟁'도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가 곧바로 음원차트 순위로 이어지는 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리고 OST의 인기는 다시 드라마의 인기를 부채질하며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백지영의 아성에 도전하는 가수들도 만만치 않다. MBC '더킹 투하츠'에는 소녀시대 태연이 합류했다.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 OST를 작업하면서 만난 제작진과의 의리를 지켰다. 이필호 음악감독은 드라마의 시놉시스 단계부터 태연을 염두에 뒀다. "메인 타이틀곡을 부를 사람은 태연밖에 없다. 태연 이외의 다른 사람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을 정도. 태연이 부른 하지원의 테마곡 '미치게 보고 싶은'은 지난 28일 방송에서 공개된 후 단박에 각종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2일 현재도 5위권을 멤돌고 있다.
KBS2 '적도의 남자'에는 '로큰롤 대디' 임재범이 버티고 있다. 8년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 작업을 위해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했지만, 메인테마곡 '운명의 끈'을 위해 흔쾌히 목소리를 내어줬다. '추노'의 OST '낙인'을 히트시킨 김종천 작곡가가 만든 곡으로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이 강점이다. '적도의 남자'는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고 있지만, 임재범이 부른 OST는 지난 29일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이젠 OST를 만드는 과정도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되고 있다. MBC 뮤직 채널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2PM 준호와 김소은이 '신들의 만찬' OST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MBC 지상파에서도 방송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스윗소로우, SBS 주말극 '바보엄마'의 왁스, KBS2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의 슈퍼주니어 성민도 OST 전쟁에 가세해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인기 가수들의 OST 참여는 이제 깜짝 이벤트가 아닌 드라마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의 인기와 맞물려 OST 시장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며 "드라마의 인기가 OST의 인기로 이어지는 게 대부분이지만, 최근엔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OST는 드라마의 홍보와 마케팅의 측면에서도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OST가 드라마 외적으로 창출하는 부가가치도 만만치 않다.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국민적인 인기를 모았던 MBC '해를 품은 달'의 경우, 총 6곡이 수록된 OST의 음원 수익이 10억원에 이른다. 린이 부른 '시간을 거슬러'는 티아라의 '러비더비'를 제치고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TV조선 '프로포즈 대작전'의 박은빈과 김예원처럼 배우가 직접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의 OST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배우들의 OST 참여는 일종의 팬서비스이면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부담감 없이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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