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감독 빅뱅' 일어날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04-02 11:30


◇지난달 30일 청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신한은행이 KB스타즈를 꺾고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신한은행 선수들이 임달식 감독을 헹가래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청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여자 프로농구가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리자 코트 밖 '2라운드'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월은 감독들의 재계약 계절이기 때문. 게다가 사실상 6개팀 감독직 모두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더욱 그렇다. 만약 그렇다면 프로스포츠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일단 올해 재계약 대상자는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삼성생명 이호곤 감독 등 2명이다. 신세계의 경우 정인교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시즌 중 불미스런 일로 중도사퇴한 김광은 감독을 대신해 조혜진 감독대행을 세웠던 우리은행은 아예 새로운 감독 후보직을 찾고 있다. 또 KDB생명 김영주 감독과 KB스타즈 정덕화 감독은 아직 1년 계약이 남아있지만, 우승이라는 옵션을 달성하지 못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6개팀 모두 감독직을 확정짓지 못한 것.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당연히 통합 6연패를 일군 임달식 감독이다. 공교롭게 다른 팀과는 달리 신한은행만 5월말에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임 감독의 거취를 지켜보는 팀들이 많다. 그의 이동에 따라 다른 팀 감독들이 퍼즐 맞추기를 하듯 정해질 공산이 크다.

임 감독은 그동안 남자 프로농구팀뿐 아니라 일본 프로농구로부터도 직간접적인 러브콜을 받아왔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여자팀들도 임 감독을 영입 1순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신한은행에서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면서도 "그동안 성과에 대해 구단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우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여자농구의 경우 공식적으로 연봉을 발표하지 않지만 임 감독은 올 시즌까지 옵션을 제외하고 2억원 정도를 받았다. 아무리 여자농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 하더라도 통합 6연패를 일궜던 감독의 대우로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 이는 남자농구 감독의 최저연봉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침 2일 KT가 전창진 감독과 역대 최고액인 4억5000만원에 재계약을 했다.

전반적으로 여자농구가 샐러리캡이나 규모면에서 남자농구의 60~70%라는 점을 감안하고, 주전들의 대거 이탈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6연패를 일구며 지도력을 재평가 받은 것을 감안한다면 순수연봉만 3억원 이상으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임 감독을 영입리스트에 올린 모팀에선 3억5000만원 이상을 책정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임 감독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이다.

한편 삼성생명은 이호곤 감독과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구단 내부에선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정덕화 감독의 경우 올 시즌 팀을 각각 정규시즌 2위와 챔프전에 올린 공적이 있기 때문에 소속 구단과 재계약에 실패하더라도 자연스레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높다.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돈을 다루는 금융회사의 경우 일반 기업들보다 투자 대비 효과 측정을 상당히 깐깐하게 한다. 따라서 금융권팀은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한 베팅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신한은행이 만약 임 감독과의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여자농구 감독직의 연쇄이동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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