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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삭발 투혼' 여민주 "내가 삭발을 선택한 이유는"

기사입력 2012-03-26 11:22 | 최종수정 2012-04-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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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여민주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여배우에게 있어서 삭발은 큰 도전이자 모험이다. 결과에 대한 보장도 없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인시절 배우 김정은은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삭발을 감행하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명세빈과 강수연도 각각 CF와 영화를 위해 삭발을 하고 난 후 톱스타가 됐다. 할리우드에서도 데미 무어, 브리트니 스피어스, 시고니 위버, 나탈리 포트만 등이 삭발을 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또 한명의 신예 스타가 삭발 투혼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KBS2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 시즌2의 2부작 드라마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이하 인빛시)에 출연한 여민주가 바로 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삭발에 대한 고민보다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았단다. "삭발은 그저 서연이라는 아이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잖아요. 큰 용기가 필요하진 않았어요. 백혈병에 걸렸지만 공부 잘하고 의젓한 학생을 표현하는게 더 힘들었죠. 오히려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하고 나니까 '얼굴이 더 산다'는 말을 들어서 좋아요.(웃음)"

여민주는 머리를 자를 때도 울지 않았다. "감독님이 울지 말라고, 그냥 조용히 한두방울 흘렸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솔직히 헤어커터 기계음이 들릴 때는 '울컥'하기도 했는데 마인드 콘트롤을 했어요." 그보다는 연기 걱정이 앞섰다. 이것이 대본을 집필한 김효선 작가의 실제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김작가는 이미 자신의 저서 '울지마 죽지마 사랑할거야'를 통해 백혈병으로 잃은 자신의 딸 이야기를 털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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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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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굉장히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했던 연기였어요. 백혈병에 걸리는 연기는 처음 해보는 것이었는데 병에 대해 많이 힘들어 하기 보다는 희망적으로 보여야하는 캐릭터였거든요. 쉽지 않은 연기라 연기적으로 질타를 받을까봐 겁났죠." 물론 촬 영전 삭발한 여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준비도 했다. "'해바라기'에서 김정은 선배님의 연기를 많이 참고 했죠. 아픔이 있지만 발랄하고 쾌할한 부분이 필요했거든요. 병에 걸렸다고 해서 축 쳐져 있으면 안됐어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나 '1리터의 눈물' 같은 작품도 많이 도움이 됐고요."

방송으로 봤을 때 자신의 모습은 어땠을까. "엄마랑 같이 봤거든요. 아무래도 초반에는 제 연기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여서 '내가 저기서 왜 저렇게 했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가면 갈수록 몰입이 되더라고요. 나중엔 많이 울었어요." 방송 후 드라마는 물론 여민주까지 큰 호평을 받았다. "우선은 저에게 공부가 많이 된 작품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한 캐릭터에 있는 감정선을 그려나갈 수 있는 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거든요. 게시판에도 '멋지다' '귀엽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뿌듯함도 있어요. 감독님이 촬영이 끝난 후에는 가발을 선물로 주셨어요.(웃음)"

덕분에 여민주는 연기의 참맛을 느끼게 됐다. "요즘엔 연기가 점점 더 재미있어요.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축복 같거든요. 아직 어리니까 서른 살 이후가 되면 더 예쁠 수 있는 배우가 돼야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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