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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얼굴 그림을 들이밀며 '속을 채워달라'고 하니 김수현의 날렵한 눈매가 초롱초롱 빛난다. 열심히 '뇌구조'를 그리는 김수현의 모습에서 "대본에 모든 답이 있다"며 치열하게 대본을 파고들던 그의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촬영 내내 김수현을 괴롭혔던 추위와 배고픔 아래로는 '그 외'가 그려졌다. '그 외' 치고는 좀 큰데, 거기엔 김도훈 PD, 작가, 스태프 등 그리운 얼굴이 모두 담겨 있단다. "그리다 보니 역시 '해품달'로 채워지네요. (웃음)" 이 말이 아니어도 김수현이 아직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증거는 뇌구조에서 유일하게 '점'으로 콕 찍은 곳이 바로 '나', 김수현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김수현에게 '해품달'은 이렇게나 존재감이 컸다.
마지막으로 비방용이라던 그의 개그감이 폭발했다. "엇! 그림이 너무 징그럽군요! '추위' 부분은 마치 얼굴의 눈 같은데요." 아뿔싸, 두꺼운 펜을 준비한 기자 탓이다. 미안해요, 수현씨.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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