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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수지의 '건축학개론', 정통 멜로 부활 신호탄 쏠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3-25 16:35


영화 '건축학개론'에 출연하는 배우 한가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설레는 첫사랑의 감성이 극장가를 점령할 수 있을까. 영화 '건축학개론'이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정통멜로 장르의 영화는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2005년 개봉한 황정민-전도연 주연의 '너는 내 운명'(270만 1255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후 눈에 띄는 흥행작이 없다. 정통멜로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 '너는 내 운명'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에선 50위권이다. '해운대'(1132만 4433명), '괴물'(1091만 7204명) 등 상위권 영화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다.

대신 남성 캐릭터 위주의 스릴러나 액션 장르의 영화가 극장가 흥행을 주도했다. TV 드라마의 질적 향상과 "멜로는 영화보다 드라마에 어울리는 장르"라는 관객들의 선입견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멜로 영화의 한계 관객수를 200만 정도로 보고 있다"며 "정통멜로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시나리오 자체가 점점 줄어드는데다가 투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통멜로가 부진하자 멜로에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영화가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로맨틱 코미디에 공포를 더한 '오싹한 연애'가 대표적이다. 색다른 시도가 통했을까. '오싹한 연애'는 300만 621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2일 개봉한 정통멜로 '건축학개론'의 출발은 일단 괜찮다. 외화 '언터처블: 1%의 우정'과 한국영화 '화차'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봉 3일 만인 지난 24일까지 49만 2601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기존의 정통 멜로와는 전혀 다른 색채의 영화라는 점은 '건축학개론'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의 멜로영화들은 이른바 '최루탄물'이 대부분이었다. 애절한 장면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하지만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을 향한 설레는 기억에 대해 다룬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가인, 수지 등 최고의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한가인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인 수지는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두 사람은 극 중 서연 역에 2인 1역 캐스팅됐다. 연예계 대표 미녀로 꼽히는 두 사람의 빼어난 외모도 볼거리.


이제훈의 존재도 든든하다. 지난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는 등 충무로를 이끌고 나갈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수지의 상대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조연들의 활약은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납뜩이 역을 맡은 조정석은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스토리에 코믹적인 요소를 첨가한다. 극 중 수지의 대학 동아리 선배로 출연하는 유연석도 눈에 띈다.

한편 '건축학개론'에 이어 고수-한효주가 출연하는 '반창꼬', 박해진-이영아가 호흡을 맞추는 '설해' 등의 정통 멜로가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건축학개론'에서 한가인과 함께 2인1역 캐스팅된 수지.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제훈(왼쪽)과 수지는 '건축학개론'에서 설레는 첫사랑의 감성을 표현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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