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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KT와 CJ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KT는 1세트를 패했지만 2세트에 에이스 이영호를 출전시켜 CJ 김준호를 격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김성대 고강민 등 저그 라인이 CJ의 저그 에이스 듀오인 김정우와 신동원을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세트스코어 4대1로 승리했다. 하지만 18일 2차전에선 CJ가 4대2로 승리, 20일 3차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게 됐다,
경기도 그렇거니와 이날 의미있는 행보가 기록됐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KT-CJ전을 관람하기 위해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찾은 것.
그런 면에서 모하임 대표의 방문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 시즌부터 스타크래프트2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한국e스포츠협회와 최종 합의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그 첫번째다. 모하임 대표도 이날 경기에 앞서 "스타2 지재권 협상에 대한 구체적 의논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잘 해결될 것이라 본다"며 "올해 안에 스타2로 프로리그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확답은 피했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스타2의 지재권 문제가 어느정도 풀렸다는 것을 시사하는 얘기였다. 한국e스포츠협회도 공식적인 답변은 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그동안 걸림돌이 됐던 그래텍과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래텍은 스타2의 국내 라이선스 권리를 내년 5월까지 독점하고 있는데, 그동안 방송 개최권과 경기 콘텐츠 활용 권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런 문제로 스타2가 프로리그나 스타리그 등 e스포츠를 대표하는 대회에 활용되지 못하면서, 당초 기대와 달리 국내외에서 이렇다 할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스타2의 확장팩까지 준비중인 블리자드는 이 게임을 다시 한번 띄우기 위해서라도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에서의 붐업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국내에서 공식 대회를 시작하며 e스포츠의 대세로 자리잡을 태세라 블리자드로선 한시가 급할 수 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얘기처럼 스타2 도입을 더 늦출 수 없는 블리자드가 적극적으로 협상 해결에 나서면서 그래텍과의 문제가 잘 풀린 것으로 안다. 모하임 대표의 경기장 방문도 이런 제스처 가운데 하나"라며 "이르면 5월부터 시작되는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시즌2'부터 스타2가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